오늘 기록. 2022. 01.16.
드디어, 버지니아 울프의 <델러웨이 부인>을 다 읽었다. 스스로 칭찬하고 싶어 기록하다.
이 책을 읽다가 저 깊은 심연으로 뚝 떨어져 정신을 잃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세네 번? 아니 대여섯 번이었던가. 델러웨이 부인과 대척점이자 '더블’인 캐릭터 '셉티머스'는 정신병을 앓고 있다. 때문에 그가 등장할 때마다, 울프의 묘사는 더욱더 어지러워졌다. 문장과 낱말들의 의미가 읽히지 않고 엉긴 덩어리가 되어 툭툭 끊어진다. (이건 울프의 묘사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정신이다) 생각과 생각이 이어지지 않고 주변으로, 의식 저편으로 흩어졌다. 셉티머스가 나올 때마다 그 혼미함으로 인해 '셉티머스 프라임'을 떠올렸다. (그렇습니다. 실은 트랜스포머의’ 옵티머스 프라임’입니다.)
어쨌든 스스로 (속으로 환호를 지르며) 칭찬하고 다독이며 나도 모르게 안도하고, 그리고 결코 끝맺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싱크대에 가득 쌓인 설거지 감들을 해치워버린 듯한 만족감을 느끼다가 그 만족감을 더욱 북돋기 위해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얼 먹지, 반드시 피스타치오 아몬드는 들어가야만 한다. 물론 엄마는 외계인도. 아니. 그보다는.
_
덧.
<델러웨이 부인>의 문체를 흉내 내어 보았습니다. 역시 잘 안되는군요. 그런데 확실히 두 번째 읽을 때는 전혀 느낌이 달랐습니다. 어지럽게만 보였던 묘사가 뒤의 (전체의) 내용과 연결되어 차곡차곡 쌓이면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