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by 윤타

니체는 "나는 모든 영혼 각각의 '내장'을 생리학적으로, 즉 냄새로 감지한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 <유물론> 테리 이글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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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뜬금없지만, 이 문장을 읽다가 ‘한니발 렉터’가 생각났다.


다음은 드라마 <한니발>의 한 장면.


한니발 렉터는 냄새로 병을 눈치챈다. ‘감지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 듯하다.

한니발과 함께 의학 공부를 한 동기 의사가 이 신기神技를 보고 한니발에게 묻는다.


“뇌염은 대체 어떤 냄새야?”

“아주 뜨겁지, 달아오른 달콤함이랄까?”


다시 질문하는 동기 의사

“나한테는 어떤 냄새가 나?”

“기회(opportunity)의 냄새”


자신을 쫓는 형사 파치를 ‘분석’한 한니발은 이렇게 말한다.

“파치의 얼굴을 보고 가까이에서 냄새를 맡아보니 다 알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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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의 후각이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설정이다.

단지 냄새를 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에서 벗어나 대사가 꽤 ‘문학적’이다.

물론 한니발 렉터가 가상의 캐릭터이긴 하지만, 왠지 니체와 한니발은 비슷한 냄새가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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