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반 친구에게 잉베이 말름스틴(잉위 맘스틴이 더 익숙하지만)을 소개받았다. 바로 빠져 들었다. 나중에 잉베이가 지미 헨드릭스와 딥 퍼플을 무척 좋아했다는 얘기를 듣고 그 음악들을 찾아서 들었다. 대부분 이런 식으로 자신의 관심사가 연결되고 확장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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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한니발’을 봤다. 섬세하고 어둡고 아름다웠다. 한니발 렉터가 단테에 관한 강의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 고풍스러운 이탈리아의 건물이 배경이다. 단테의 ‘신곡’에 묘사된 지옥, 연옥, 천국 그림이 등장한다. 그 장면이 무척 멋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 유명한 ‘고전’을 지금껏 한 글자도 읽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테의 신곡을 찾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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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옥의 제3원에서는 사막과 같은 땅에서 불의 빗줄기를 맞는 형벌을 받는다. 주로 고리대금업자가 가는 지옥이다. 아마도 지금 이 사회에 살고 있는 ‘보통’ 사람들 대부분이 이 지옥에 떨어지지 않을까. 그 ‘죄인’들은 모두 몸을 웅크리며 벌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중에서 유일하게 테베를 공격했던 일곱 임금 중 하나인 카페네우스만이 광포한 분노를 터트리며 꼼짝 않고 누워 불의 빗줄기에 맞선다. 이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카페네우스를 응원했다. 신에 항거하는 인간의 의지 같은 것이 느껴졌다. 바꿀 수 없는 거대한 시스템(체제)에 순종하는 것을 거부하는 한 개인의 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