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성(합리성)의 함정

by 윤타

<현대성과 홀로코스트> 지그문트 바우만.


‘현대성’에 대한 비판.


나치는 유태인을 현대적(효율적, 합리적)으로 학살했다. ‘합리적’으로 유태인을 가려내었고, ‘효율적’으로 유태인을 운송했으며, 적은 비용으로 학살했다. 무엇보다도 이런 현대성(합리성, 효율성)은 나치와 협력자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했다.


“피지배자들(피해자들)의 합리성은 항상 지배자들의 무기이다.”


밀그램은 그의 심리 실험에서 합리화 과정이 의도적이진 않아도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행위를 촉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행위를 하게 만드는 조직이 합리적일수록 남에게 고통을 주기 쉽고 자신은 평온하다. 합리와 논리는 자신에게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불쾌함을 자신과 격리시킨다.


히로시마가 선택된 이유 중 하나는, 핵폭발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이유 때문이었다. 도쿄는 이미 수많은 폭격으로 원폭의 파괴 효과를 측정하기 부적합했다. 교토는 일본의 정신적 상징이라 민심을 통제하기 힘들어져 전후 처리가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합리적’인 이유로 수많은 희생자가 선택되었다.


소위 지식인(지식 기술자)들은 '합리적(현대적)'인 논리를 만들어 지배 이데올로기에 부역한다. 보통 사람들도 지식 기술자들의 현대적(합리적, 효율적) 분석을 따른다.


전쟁의 '이유'를 국제 정세, 지정학적 위치, 사회 체제, 정부 성향, 국제 조약, 경제 상황 등을 근거로, 논리적으로 그리고 합리적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결국 이런 분석(합리성)은 전쟁을 일으킨 세력의 정당성의 논리를 만들어준다. ‘현대성(합리성)의 함정’에 빠진 지식 기술자들의 기계적 논리는 전쟁을 일으킨 지배자들의 권력을 강화한다. 때로는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현대성(합리성)에 대한 비판적 사고가 없다면, 모든 사람이 악을 체계적으로 생산하고 퍼트리는 체제에 협력하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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