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 쾌감

by 윤타

오랜만에 <귀를 기울이면>을 다시 보게 되었다. 어렸을 때 본 애니메이션들은 장면 하나하나가 뚜렷이 기억난다. 뇌신경이 싱싱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기억이 생생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림이 ‘자극적’이었기 때문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작품에서 감독이 아닌 각본과 그림 콘티를 담당했다고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림이 자극적이라는 표현은 잘 어울리지는 않지만, 묘하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자극적이다.


이 각본 그대로 애니가 아닌 실제 배우가 나오는 영화였다면 어땠을까. 상상이 잘 안 된다. 이런 각본은 실사 배우의 복잡한 얼굴보다 단순한 선 몇 개로 미묘한 감성이 느껴지는 애니가 더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리고 애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각적 쾌감’이 있다. ‘아름다운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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