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윤타

공간의 영성(靈性)


'영성(靈性)'이라고 하니 좀 거창한 감이 있긴 하지만, 공간에는 그 안에 머무는 사람들의 성향이 자연스럽게 배어들곤 한다. 집단이라면 기풍 같은 것이 아닐까.


낡고 황량한 공간이라도 구성원들의 따뜻한 취향이 반영된 물건들이 놓이고, 정성스레 관리하면 공간도 따뜻해진다. 반대로 꼼꼼하게 잘 지어진 공간이라도 그 공간에 애정이 없는 구성원들이 허술하게 공간을 돌보면 그 공간은 황량하고 차가워진다. 벽돌로 찍은 듯 똑같은 구조의 아파트라도 사는 사람에 따라 그 내부가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경험은 이제 낯설지 않다.


사람의 성향과 의지가 공간을 만든다. 아니, 일방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의 교감일 것이다. 사람은 공간을 돌보고 공간도 그에 답하여 사람을 돌본다. 이렇게 함께 살아가면서 특유의 영성(靈性)이 공간에 깃든다. 생명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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