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타 Jul 28. 2023

아르키텍투랄루랄

조가 설명조로 덧붙였다. “광고 전단 속 그림이 너무 <아르키텍투랄루랄>하게 그려져 있다는 소립니다.”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중에서.


*아르키텍투랄루랄

조가 '건축학적인 architectural'이란 단어를 합창곡 후렴구에 나오는 ‘투랄 루랄’이란 의성어와 합성해서 발음한 것.


_

아르키텍투랄루랄. <위대한 유산>을 읽다가 반가운 단어를 발견했다. 이 귀여운 장면에서 프로그레시브 록밴드 아키텍쳐 ARKITEKTURE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에는 이런 류의 언어유희나 재치 있는 묘사들이 자주 등장한다. 조금 몰입을 깨는 면도 있지만, 디킨스의 소설은 현재의 웹소설처럼 당시 사람들에게 큰 인기였다고 한다.


물론 이 소설은 대중적인 재미만 추구하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전복적이다. 사회적 ‘계급(계층)’에 관한 이야기와, 소설 속에서는 ‘신사’라고 부르는데, ‘사람다운 사람’,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위대한 유산>은 여러 번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중 최근에 다시 본 에단 호크와 기네스 펠트로가 출연한 영화의 장면장면을 떠올리며 소설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두 배우의 풋풋한 모습은 무척 아름다웠다.


영화는 남녀의 사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물론 그 아래 디킨스 특유의 사회비판이 깔려 있긴 하지만 소설처럼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조’다. 소설에 비해 비중이 줄었고 다소 단편적으로 그려져 있다. 두 권이나 되는 긴 장편소설이라 영화 속에 다 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둘 다 재미있지만 역시 소설이 묵직하다. 

작가의 이전글 오늘의 ‘편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