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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타 Dec 31. 2023

2023 책 기록

2023년에 읽은 책의 흔적(통계)이 조금 특이하여 기록.


첫 번째 책: 01. 01. 일. <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마지막 책: 12. 31. 일. <그 여자네 집>  박완서.


*2023년의 첫날과 마지막날이 일요일.

*첫날과 마지막날에 책을 완독한 최초의 해.

*첫 책과 마지막 책이 소설인 것도 처음.

*둘 다 조금 오래된 소설.

*올해 읽은 책들 중에서 정확하게 소설이 딱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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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설만 너무 많이 읽었나 생각하며 새로 책 한 권을 펼쳤다. 저자 소개글이 띄었다. (역시 이 세상은 시뮬레이션인가) 


“정치학자 제임스 C. 스콧은 정치학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손에 잡는 책 셋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정치학 이외의 분야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하루에 한두 시간씩 꼭 소설과 시를 읽었고, 말레이시아 농촌에서 현지 조사를 수행하던 시절에도 새벽마다 모기장 안에서 손전등을 켜고 제인 오스틴과 에밀 졸라, 발자크에 몰입했다고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다양한 종류의 책(특히 소설)을 샅샅이 읽으면서 시야가 '상대화'된 것이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한다.


‘상대화’는 내가 아닌 남의 시선(관점, 생각)을 상상하는 능력. 남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능력.


책에 묘사된 온갖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을 간접 체험하면서 내 시점뿐만 아니라 나와 조금 떨어진 다른 지점에서 세상과 '나'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을 쉽게 상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소설의 가장 큰 순기능일 것 같다. 이 공동체를 살아가는 데는 ‘지식’보다 ‘상대화’가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소설가가 아닌 어떤 ‘평론가’의 글에서 좀 ‘못된’ 느낌 같은 것을 받은 적이 있는데, 나중에 소설을 잘(거의) 읽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상대화’를 잘하는 사람들은 소설을 많이 읽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원래 그런 기질 때문에 소설을 좋아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그래도 제임스 C. 스콧의 말처럼 정치학자건 사회학자건, 아니, 이 공동체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소설을 많이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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