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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타 Jan 21. 2024

누적 이익

<누적 이익 Cumulative Advantage>

어떤 노래나 책이 다른 노래나 책 보다 인기를 더 얻으면 순식간에 몇 배나 더 많은 인기를 얻게 되는 경향. 어떤 ‘분기점’을 지나면 그 콘텐츠 자체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왜 사람들이 그 노래와 책에 관심을 보이는지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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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렸던 메탈리카 공연에서 이 ‘경향(현상)’을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 그날도 여지없이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1998년 메탈리카 첫 내한공연 때도 사람들이 많았다. 마이너한 장르인 ‘트래시 메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국에 이렇게 많다는 것이 신기했다. 당시에는 메탈 라이브에 목마른 전국의 메틀팬들이 그날 다 모였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01년 동대문 운동장에서 슬레이어와 세풀투라가 공연했을 때는 관객이 몇 백 명 밖에 되지 않았다. 평일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 슬레이어와 세풀투라인데! 슬레이어와 세풀투라는 그 분기점을 넘지 못한 것일까.


다시 2013년 메탈리카 공연으로 돌아와서.

한 여름에 2시간 넘도록 진행된 공연이라 사람들도 슬슬 지쳐갔다. 심지어 앙코르에서 ‘Fight Fire With Fire’를 연주하던 라스 울리히가 더블 베이스 드러밍을 눈에 띄게 절었다. 그는 이제 나이도 젊지 않다. 이 더운 날 구경하는 관객들도 힘든데 드러머야 오죽하랴. 하지만 삐걱거리는 더블 베이스 드러밍은 라스의 매력이다. 사람들은 라스에게 응원과 환호를 보냈다.


어쨌든 공연 중에 잠시 빈 시간이 생겼다. 근처에 5~60대 정도로 보이는 여성이 있었는데, 뭐랄까. 외모나 이미지가 메탈을 좋아할 것 같지 않아서 눈에 띄었다. 같이 온 사람과 나누는 대화가 들렸다. 궁금해서 오긴 했는데 뭐 이런 걸 들으러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냐는 내용이었다.


‘누적 이익’의 정확한 사례를 직접 목격하여 감동(까지는 아니겠지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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