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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타 Jan 22. 2024

작은 가시

그(녀)는 쾌활하고 영리하다. 하지만 그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유쾌하지는 않다. 그는 언제나 말 마지막에 작은 가시 하나를 끼워 넣는다. 작은 가시는 재치 넘치는 우스갯소리 뒤에 교묘하게 숨어 있다.


작은 가시는 상대방의 실수, 무지, 순진함을 들춰내고 ‘판결’한다. 악의는 없지만 (있을지도 모른다) 습관처럼 굳어버린 그만의 대화 방식이다. 더 이상 너그러운 척을 그만두고 망설임 없이 연결을 끊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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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짧은 글을 쓰다가 문득, ‘작은 가시 하나를 끼워 넣는다’는 표현이 왠지 익숙했다. 어디선가 봤던 것 같다. 검색을 해보니 (e북의 장점이다) ‘도리스 레싱’의 단편 <내가 마침내 심장을 잃은 사연>에서 인상적으로 읽었던 문장이었다. (내 안에서 나온 문장이 아니어서 살짝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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