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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타 Feb 01. 2024

멀티태스킹

어렸을 때는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최근의 뇌신경학이나 심리학 연구에 의하면 나이가 들수록 ‘멀티태스킹’이 잘 안 된다고 한다. 실제로 그렇다. 요즘에는 아무리 조용하고 부드러운 음악이라도 책을 읽을 때 들으면 방해가 된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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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책 읽을 때 오랜만에 라디오헤드의 ‘KID A'를 살짝 작게 틀었는데 의외로 집중이 잘 되어 놀랐다. (오히려 집중을 도와줄 정도)


어떤 사이트에서는 ‘KID A’의 장르를 실험, 아방가르드 록으로 분류할 정도로 조금 난해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앨범이다. 전체적으로 몽환적이고 부드러워 자극적이지 않다. 하지만 실험적이고 난해한 음악이 때로는 뇌신경을 더 자극하기도 한다. 그런데 왜 이 앨범의 음악은 책 읽는데 방해되지 않고 흘려듣는 것이 가능할까.


와인 전문가 MW(Master of Wine) 피터는 품질과 기호(취향)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는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겪어가면서 취향을 배제한 평가를 하고, ‘품질은 이게 제일 좋지만 저는 사실 다른 게 더 맛있네요’라고 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평론가가 갖춰야 할 이상적인 ‘덕목’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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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아니지만, 평범한 음악팬으로서 이 말을 따라 하면. 'KID A'는 명반이지만 저는 사실 다른 음악이 더 좋아요. 그래서 책 읽을 때 방해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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