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친구들과의 일상적인 안부를 온라인상에서 편하게 주고받는 것에서 시작했다. 개인적인 신변잡기, 일상, 자랑, 힘들었던 일 등을 페친과 공유한다. 위로받기도 하고 위로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포스팅 때문에 불쾌해지기도 한다.
페이스북은 개인적인 안부를 주고받는 것을 넘어서 1인 미디어로 진화했다. 1인 언론사, 1인 방송국, 1인 홍보기획사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미디어'가 되었다. 미디어(언론)처럼 운영할지 개인 일상을 담는 용도로 활용할지는 각자 결정한다. 미디어는 자신의 생각을 외부에 전파한다. 자신의 생각을 '방송'하지 않는 것은 미디어가 아니라 책상 서랍 깊숙이 감춰둔 일기다.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볼 수 있는 포스팅에서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다. 미디어의 속성 중 하나다. 상대방의 생각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생각을 댓글로 알릴 수 있다. 혹은 무시하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을 아예 차단할 수 있다.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생각을 서로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소셜미디어에 올린 내용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행위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비판과 비난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르다.
예전에 대학 정문 앞에서 학생들이 정부를 비판하는 데모를 하는 것을 보고 다음과 같이 시니컬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누구한테 말하는 것이냐. 정부가 잘못했으면 정부 앞에 가서 말해야지. 잘못된 당사자는 듣지도 않는데 무슨 소용이 있는가. 주위 엄한 사람들만 피해를 입는다.'
맞는 말처럼 들린다. 잘못된 것을 고치려면 잘못한 사람 바로 앞에서 직접 말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옛 미디어의 대표 격인 신문에는 '사설'이 있다. 사설은 잘못된 당사자에게 직접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시니컬한 그 사람의 말대로라면 신문의 사설 역시 들어야 할 사람이 직접 듣지 않고 엉뚱한 곳에 배설하는 것이 된다.
1인 미디어로서 페이스북은 과거 대학 정문 앞 광장의 역할을 한다. 페친의 수가 많을수록 옛날 신문의 사설 같은 '언론'으로 기능한다. 물론 대학의 광장 앞에 모인 대학생이나 사설을 쓰는 직업 언론인 같지는 않을 것이다. 인종차별과 전체주의, 혹은 범죄를 찬양하는 괴이한 자들이 포스팅을 올릴 수도 있다. 그 내용이 불쾌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내용에 대한 비판보다, 포스팅을 올리는 행위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것은 잘못이다.
예를 들어, 대학생이 학과에서 겪은 부당한 일을 학교 담당부서에 알렸다. 그런데 문장력이 좀 부족해서 글이 초등학생 같다. 그런데 그 부당한 일을 겪은 내용보다 글이 초등학생 같다는 문장 형식을 비난한다. 문장(형식)이 초등학생 같다고 부당한 일이 안 부당해지지는 않는다.
소셜미디어는 도구이자 형식이다.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행위(형식)'를 비난하는 것은, 부당한 일을 겪은 내용은 보지 않고 문장(형식)만 초등학생 같다고 비난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