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한다는 환상
현재 대의 민주주의 정치제도는 승강기의 '닫힘' 단추 같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이 버튼을 누르면 문이 닫힌다. 하지만 우리가 굳이 '닫힘'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가려고 하는 층의 버튼을 누르기만 해도 문이 닫히는 속도는 변함없다.
'닫힘' 버튼은 자신이 승강기의 속도를 높이는데 어떤 식으로든 참여하고 그것을 제어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매일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대선후보의 지지도, 공약, 홍보 영상 등의 보도 자료를 기반으로 우리는 이 상황을 '판단'하고 주위 사람들과 '토론'하며 그 자료를 각자의 소셜미디어에 공유한다.
그 행위가 예전의 정치 참여 행위와 다를 바 없이 헛된 '닫힘' 버튼 누르기로 끝날 수도 있다. 말브랑슈의 우인론에 따르면, 내가 손을 들어 올리는 것을 생각하고 손이 올라가는 것은 내 생각 때문에 손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신이 내 생각을 알아차리고 실제로 손을 움직이는 물리적인 '연쇄 과정'을 작동시킨다. 우리의 정치참여는 참여하는 것 같은 인상만 주는 거짓 참여가 된다. 이것이 '진실'이라면, 이보다 허무한 일은 없을 것이다.
헛된 '닫힘'버튼 누르기로 끝나지 않으려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꽤 구체적인 방식으로 투자해야 하는 것 같다. 광장에 나가서 직접 집회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다른 사람의 생각(언론의 자료들)을 단지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것에서 벗어나, 1인 미디어의 주필로서 자신의 비판적 생각을 생산하는 것도 그 구체적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