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수영장에서 16

by 윤타

학교 수영장 입구에서 1회권을 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라는 소리가 들렸다. 왠지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아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보았다. 표를 건네는 알바 학생 뒤에 수영장을 관리하는 교직원 선생님이 앉는 책상이 있다.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분이 가볍게 미소를 띠며 나를 보고 있었다.

"17년 만에 다시 이 자리에 앉았는데, 여전히 보이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20년 전 학부 교양수업으로 수영 과목을 들었을 때 그 자리에 앉아 계시던 교직원 선생님이다. 그분이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반가웠다. 짧게 서로 근황을 얘기하고 인사를 나누고 들어갔다.

그 교직원 선생님의 얼굴에도 세월의 흔적이 살짝 쌓였다. 하지만 헤어스타일도 그대로고 살도 찌지 않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놀라울 정도로 변화가 없다. 20년 전 그 수영장 입구의 풍경이 그대로 재현된 것 같다.

문득 영화 '시네마 천국'이 생각났다.
소년 살바토레가 중년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어렸을 때 동네에서 자주 봤던 정신이 약간 이상한 아저씨가 여전히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본다. 그 아저씨의 머리는 백발이 되었다. 중년 살바토레는(그리고 영화를 보는 관객은) 순간 마음이 크게 '움직'인다.

나도, 그리고 나를 반긴 그 교직원 선생님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같은 자리에 같은 사람이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반가움, 편안함, 그리고 시간이 더 흐르면 그 자리를 지키던 사람은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라는 아쉬움이 뒤섞인 그런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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