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풍경.
마트가 평소와 달리 북적인다. 명절이 바로 코앞에 있다는 것을 ‘표시’해주는 풍경이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오후 3시인데도 대형 푸드코트에는 사람들이 꽤 있다. 여고생 무리들, 아줌마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엄마들, 아이들과 가족들이 음식을 받기 편한 곳에 몰려 있다.
그래도 저 끝자락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휑하니 비어 있는 식탁들 구석에 주름이 깊게 파인 남자 노인이 홀로 앉아 있다. 비쩍 마른 체형에 옷은 추레하다.
두 명이 그 노인 근처에 있는 식탁들 사이에 널찍이 떨어져 밥을 먹고 있다. 혼자서 조용히 밥을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 같다. 그 둘은 사람들이 없는 방향을 향해 앉아 있다.
하지만 그 노인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곳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 노인의 앞에는 비어 있는 종이컵 하나가 놓여 있다. 종이컵은 깨끗하다. 자판기 커피를 마신 것이 아니라 푸드코트에 설치되어 있는 정수기 물을 마신 것 같다. 정수기 물은 공짜다. 지나가는 사람은 누구나 마실 수 있다.
노인은 사람을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구경하고 있다. 공연을 구경하거나 영화를 관람하는 듯하다. 노인은 사람들을 보고 싶어서 이곳에 온 것 같다.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 삶의 소소한 즐거움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노인은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앉아 있다. 마치 자신의 존재가 그 사람들의 행복을 방해라도 할까 두려워하는 것처럼.
나 역시 그 노인의 행복을 방해할까 멀찍이 떨어져 앉아서 다른 곳을 쳐다보며 밥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