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리

by 윤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눈이 떠졌다. 손을 뻗어 침대 옆 탁자에 올려둔 휴대폰의 시간을 확인했다. 알람이 켜지기 한 시간이나 전이다. 얼굴을 천장으로 돌리고 다시 누웠다. 너무 조용해서 잠에서 깬 것 같다.

오늘 아침은 ‘뭔가’가 다르다.

냉장고가 위잉~거리며 내는 소리가 무척 크게 들린다. 냉장고가 고장 났나. 이불속에 파묻힌 채 주변의 소리를 주의 깊게 듣기 시작했다. 다른 소리들이 들리지 않는다. 마치 냉장고 소리만 ‘존재’하는 것 같다. 그래서 냉장고 소리가 크게 들렸던 것이다.

아침 6시지만 해가 일찍 뜨는 7월 초라 창문이 환하다. 사람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움직이지는 않는 시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창밖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은 뭔가 이상하다. 꼼짝 않고 누워서 바깥의 소리에 집중했지만 그 시간대에 흔히 들렸던 참새들 소리도 없다.

30분 정도 침대에서 뭉기적거리다 일어나서 베란다로 나갔다. 창문은 열려 있었다. 창밖을 쳐다보면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담배 한 대를 다 피울 동안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너무 조용해서 혈관의 피가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모든 소리가 사라져 버렸다. 사라져 버린 것은 소리뿐만이 아니었다.

지금 이 거리에는 나 혼자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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