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미 내가 생각하고자 하는 바를 더 이상 생각할 수 없다. 움직이는 영상들이 내 사고의 자리에 대신 들어앉게 된 것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중반까지 살았던 소설가 조르즈 뒤아멜은 영화에 대해 (상업 대중영화) 이렇게 비판했다.
움직이는 영상을 보는 사람들은 영상의 끊임없는 변화 때문에 연상의 흐름이 중단되어버린다. 사람들은 수동적으로 영상을 받아들인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사고하지 못하는 좀비가 된다.
실험적인 기법을 사용하는 소위 ‘예술’ 영화는 이런 ‘단점’을 벗어나고자 관객이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난해한 이미지를(시각, 청각, 스토리 등)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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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영화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대체로 동영상은 인간의 주체적인 사고思考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은 분명한 듯하다.
소셜미디어 같은 온라인 미디어들을 ‘보면’, 비록 길지 않은 포스팅이라도, 그 포스팅의 내용과 거리가 먼 댓글이 달리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포스팅 글을 동영상처럼 훑어보다가(읽는 것이 아니라) 평소 자신이 관심을 가졌던 몇 개의 문장과 단어가 눈에 들어오게 되면, 앞뒤 맥락과 상관없는 자신만의 생각을 ‘영상’처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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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의 시대에 영상을 보지 않을 방법은 없고, 몇 명이 같이 영상을 보면서 영상의 내용에 관해 끊임없이 ‘토론’하면서 본다면 ‘좀비’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배추김치로 따귀를 때리는 드라마 장면을 보면서,
“옷에 튄 김치 국물 자국 빼려면 세제와 식초를 1:1로 섞어 쓰면 돼.”
“아니야, 치약이 더 좋아.”
“글쎄, 저 배우가 입은 옷이 실크인 것 같은데 전문 세탁소에 맡기는 것이 가장 낫겠어.”
이런 ‘토론’을 하면서 영상을 ‘주체적’으로 감상한다면 문해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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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노파심.
물론 뒷부분은 그렇게 진지한 글이 아닙니다. (간혹 오해하는 이들이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