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불평등 기원론> 장 자크 루소.
한 땅에 울타리를 치고 “이것은 내 것이야.”라고 말할 생각을 해내고, 다른 사람들이 그 말을 믿을 만큼 순진하다고 생각한 최초의 인간이 문명사회의 실제 창시자다. - 78쪽.
그들은 그 편리함(문명)을 잃으면 불행해지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소유한들 행복하지도 않았다. - 84쪽.
사회와 법은 약자에게는 새로운 구속을, 부자에게는 새로운 힘을 부여하여 자연적 자유를 아주 파괴해버리고 소유와 불평등의 법칙을 영구히 고착화시켰으며, 교활한 횡령을 확정적 권리로 만들어 몇몇 야심가를 위해 인류 전체를 노동과 굴레와 비참에 예속시켰다. - 97쪽.
아이가 노인에게 명령하고 바보가 총명한 사람을 통솔하는 것은,... 자연법을 어떻게 규정하든, 명백히 자연법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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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3년도 디종 아카데미는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논문 공모를 한다. ‘인간들 사이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이며, 불평등은 자연법에 의해 허용되는가.’
루소는 공모에 응하지만 낙선한다. 하지만 이 낙선작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고전’이 되었다.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핵심은 2부에 있다. 시간이 부족한 분들은 2부만 읽어도 될 것 같다. 앞에 발췌한 문장만으로도 전체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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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서문에 ‘위원’들께 바치는 헌사가 있는데 너무 깍듯하여 과연 이런 과격한 책을 쓴 루소가 맞는지 의심스럽게 보인다.
그런데 ‘더욱 과격한’ 프루동의 <소유란 무엇인가>의 서문에도 이런 ‘깍듯한’ 인사말이 있다.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디종 아카데미의 논문 공모 지원작이고, 프루동의 <소유란 무엇인가>는 브장송 아카데미의 연구지원금을 수혜 받았다. 당시에는 논문 서문에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존경을 담은 헌사를 쓰는 것이 ‘관행’인 모양이다.
지금 기준으로 그 깍듯한 문장을 보면 오그라들고 부끄러워진다. 하지만 당대의 논문 ‘관습’을 구경할 수 있는, 나름대로 쏠쏠한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