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서

by 윤타

자주 지나가게 되는 길이 있다. 산책길로 만들어진 곳이라서 자동차와 오토바이는 들어올 수 없다. 그 길에는 자전거와 전동킥을 ‘제한’한다는 현수막도 걸려 있다. 하지만 역시 ‘제한’이라 그런지 그 현수막을 무시하고 들어오는 자전거와 전동킥을 흔히 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탄 사람’이 아닌, 하나의’ 물체’로 보인다.)


차들이 없어서 개와 산책하기에 아주 좋은 길이다. 하지만 그 길을 지나갈 때는 바닥을 보면서 걸어간다.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개똥을 치우지 않는 인간들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길바닥 곳곳에 있는 검은색 껌 자국들과 짙은 황색의 개똥 자국들을 가능한 밟지 않고 신경 쓰면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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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에서 한 ‘준중형’ 개가 맹렬히 짖는 모습이 보인다. 2~30대로 보이는 남자가 그 개의 팽팽한 목줄을 쥐고 있었다. 고양이 한 마리가 구석에서 잔뜩 긴장한 채 그 개와 대치하고 있다. 이 길을 지나면서 가끔 눈인사를 했던 친근한 길고양이다. 남자는 다른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개가 짖는 모습과 휴대폰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서 있다.


그 근처를 지나가던 40대 정도로 보이는 한 여성이 그 남자에게 조용히 말을 건넸다.

“개한테는 사회성을 위한 교육일지는 몰라도 고양이에게는 큰 위협이 되니 개를 데리고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남자는 심드렁한 표정과 말투로 “예, 예~”하면서 개의 목줄을 당겨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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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입양할 때는 인간의 아이를 입양하는 것 정도의 촘촘한 제한 조건과 제도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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