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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arketing Guru

책을 읽는 독자들은 다 수준이 낮다?

출판사의 입장이 이해는 되나 많이 답답해서 끄적입니다.

by 야갤이 윤태

글을 쓰는 시간에는 제가 혼자 쓰기는 하지만, 그저 제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일이기에 나름 제가 생각할 때에는 최대한 어렵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최소한의 지식을 담아서 글을 씁니다.


그런데 이렇게 평이하지만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있는 글들이 모아지고, 결국 어떤 결과물을 만들고 싶을 때부터 이제 문제는 생기기 시작합니다.


독자들은 이런 글을 싫어한다. 독자들에게는 이런 글은 너무 어렵다. 독자들은 표나 그래프는 싫어한다. 독자들은 쉽게 써야 한다. 중학생도 읽을 수 있도록 써야 한다. 독자들에게는 이런 수준의 내용은 너무 오버다. 독자들에게는 이런 글은 관심이 없다. 독자들은 그냥 에세이처럼 줄줄 쓴 글을 좋아한다.라는 가이드가 턱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는 대학교도 졸업했고, 심지어는 대학원 박사를 졸업했는데 제가 쓰는 글의 수준은 전문적인 내용으로 글을 써야 하지만 중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글을 써야 하는 거죠... 이게 말이 안 되는데... 중학생이 배우는 수준과 대학생이 배우는 수준이 다른데 어떻게 대학생이나 그 이상의 지식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이야기하는 글을 중학생 수준으로 쓸 수 있을까요?


지식의 수준도 그렇습니다. 저는 미분과 적분을 이야기하고 싶고 무언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필요한데 출판사는 알겠고 그건 덧셈 뺄셈을 사용해서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면 미분이나 적분을 사용해야 설명할 수 있는 문제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독자는 다 똥멍청이처럼 생각하고 그 수준에 맞는 글을 쓰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당연하게 나오는 거죠..


출판사도 이해는 갑니다. 안 팔리는 책을 만들고 싶지는 않은 거죠. 그냥 슬슬 읽히고 치울 수 있는 그냥 1회성의 책을 파는 게 제일 손익에는 도움이 될 테니까요..

출판사 역시 그냥 잘 팔릴 만한 제품을 파는 사람이지 정작 중요한 지식을 전달하는 목적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우니까요..


평균의 수준에 맞춰서 제품을 만들어야 최대한의 매출을 만들 수 있는 거.. 그거 대학교에서 배우는 거 맞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하다 보면 저질의 별 차별화가 없는 별 볼 일 없는 제품만 만들 수밖에 없고 그런 수준의 고객에게만 팔릴 수 있는 평범하고 싼 이야기책 밖에 될 수 없습니다.


왜 명품마케팅의 관점을 갖고 있는 책을 만들어 보고 싶은 출판사는 없을까요? 껍데기가 명품일 필요는 없지만 그 내용이 명품이 될 수 있는 책. 그런 책을 알아주는 독자는 없을까요?


소설이나 에세이처럼 감정을 다루는 분야는 어쩌면 앞서 이야기한 출판사들의 쉽게 그리고 이해가 되게 쓰라고 하는 것이 이해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식을 전달하는 책, 방법을 설명하는 책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저 같은 작가는 출판사에 휘둘리다 결국에는 그지 같은 별 볼 일 없는 입문서에 가까운 책들만 쓰게 되는 황당한 현실을 맞이하게 됩니다.


언젠가 무역실무책이 필요해서 한 권 사서 읽었는데 너무 내용이 부실해서 실망을 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그 책의 작가의 변을 읽다가 너무 공감이 가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 이 책을 쓰면서 결국 출판사들에게 휘둘리다 내가 쓰고 싶은 깊이 있는 이야기를 거의 쓰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교두보로 해서 두 번째 세 번째 좀 더 깊이 있는 책을 쓰도록 하겠다. "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작가의 더 깊이 있는 책은 나오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주변에는 정말, 중요한 암묵지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후대의 후학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열정으로 가득한 작가들이 있지만 정작 이 작가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기에는 중간에 계시는 사업적 이익으로 평가하시는 분들과의 의견조율이 되지 않으므로.. 갖고 있는 지식을 세상에 내놓지 못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예전이 이런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너무 오래전 분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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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이 Englishman in new york 앨범을 만들 때, 레코드 사에서는 청중들은 이렇게 어려운 음악은 싫어한다고 하면서 다른 음악을 낼 것을 요청했지만 스팅이 청중을 무시하지 말라고 의견을 피력하며 강행한 이 앨범의 성공이 레코드사의 마케팅담당과 프로듀서들의 편협한 시각을 보여줬던 것처럼 출판사와 출판계에 보편화되어 있는 쉽고, 편하고, 술술 읽히는 책만이 가장 중요한 가치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상황을 타파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제가 스팅만큼의 천재는 아니라는 점이 한계를 보이는 부분인 것 같기는 하네요... 제 글을 많은 분이 지원해 주시고 엄지척 해주시는 것은 아니니..


여하간, 좀 답답해서 이렇게 주절주절 좀 적었습니다. 제 주위에는 중학생 같은 독자분들이 아니라 너무 뛰어나시고 지성적인 독자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이제 겨울이 오려나 봅니다. 추워졌어요.. 감기조심하시고...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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