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함을 위해 쉽게 지치지 말자.
마케팅과 관련된 일을 해온지 벌써 24년째가 지나고 있다.
24년은 길다면 긴 시간이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처음 사회라는 곳에 첫 발을 디디면서 부터 시작한 마케터로서의 삶이 어떤 분들에게는 부러울 수 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 속에서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내 직업이 부러워할 만한 직업이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세상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고, 교육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라는 자격을 검증받은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미술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지만 르느와르같은 천재적인 화가가 존재하는가 하면 미술교육을 최고수준으로(회화학 박사?) 받았지만 그림은 미술사에 이름을 남기지 못하는 더 많은 사람이 존재한다.
예술의 분야에 접어들면 그런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우리가 자주 이야기하는 모짜르트와 살리에르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노력하고 성실하고 근면한 살리에르의 모짜르트에 대한 예술적인 열등감을 느끼는 부분이 참으로 가슴아프게 다가오는건 아마도 이글을 쓰고 있는 나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는 천재들에 대한 열등감 일지도 모르겠다.
틀림없이 세상에 천재들이 있다. 아이폰을 만들고 아이팟을 만들어낸 애플의 스티브잡스, 아마존을 만들어낸 제프베조스 같은 사람들은 어쩌면 천재라고 감히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세상에서 괄목할만한 도약을 만들어 내는 천재들의 사이에서 어쩌면 마케팅이라는 부분은 천재들의 재능을 따라하고 싶어하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사람들의 도구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스티브잡스는 소비자조사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는 천재였으니까..
그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이해하면서 그 사람들의 본원적인 욕구를 찾아낼 수 있는 눈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Fedex를처음 생각했던 프레드 스미스의 사례를 보면 그 당시에 예일대학교의 경제학교수님께서(당시에 최고로 뛰어난 분 아니었을까? 아마도?) C학점을 준 레포트에서 그 아이디어는 너무나 형편없게 느껴껴졌기 때문에 그런점수를 주셨겠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너무나도 뛰어난 생각이었다는 사례는 너무나도 유명한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예일대의 경제학교수님은 훌륭하고 뛰어난 분이긴 하셨는지 모르지만 천재는 아니셨던것 같다. 아마도 우리같은 평범하고 논리적인 시대의 눈을 갖고 있는 분이지 않으셨을까?
페덱스(Fedex) C학점 천재의 아이디어
1971년에 설립된 페덱스는 C학점의 아이디어였다. 페덱스의 창업자 프레드 스미스는 예일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수강하던 중 새로운 화물수송에 관한 레포트를 제출했다. 이 레포트의 아이디어는 전국의 우편물을 중심으로 모았다가 배송하는 것이었다. 이 아이디어가 그의 지도교수에게는 썩 좋은 생각으로 비춰지지 않았는지 프레드 스미스는 C학점을 받았다. 바로 이것이 페덱스의 시작이었다.
현재 페덱스는 세계 220여개 국가에 배달을 하며 종업원 수는 13만8000명이 넘는다.
마케팅이란 학문은 어쩌면 천재들에게는 필요없는 학문이다.
마케팅은 평범하지만 사업을 성공으로 만들어가고 싶은 열정이 있는 사람들에게 걸맞는 학문이고, 또 반드시 필요한 학문이다. 왜냐하면 평범한 우리같은 사람들은 이런 방법을 모르고서는 천재들의 신기하고도 오묘한 소비자를 이해하는 방법을 찾아내거나 모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업을 운영하거나 회사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이런것이다.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혹은 평가하는 천재들의 방법을 일반인이(게다가 논리적이거나 노력도 하지 않는 말도 안되시는 분들께서) 적용해 보고자 하는것이다. 내가 스티브잡스나 제프베조스 같은 천재가 아닌데.. 그들 처럼 하는것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지 않은가?
" 봐봐, 스티브잡스는 시장조사를 안하고 감각적으로 소비자를 이해하잖아, 그냥 트렌드를 보고 이해하고 느끼고 감성적인 접근을 통해서 사람들이 열광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잖아.. 그러니까 소비자를 이해하는데 소비자 조사 이야기는 그만하고 트렌드를 읽어 낼 수 있는 눈을 마음을 길러..."
"그런 소비자조사 들은 스티브잡스는 안 믿는다고 하잖아.. !!!! "
우리는 마케팅업무를 하면서, 혹은 다른 소비자와 관련된 업무를 하면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을 최고 의사결정자들 아니 심지어는 나의 상사들로 부터 들을 수 있다. 그들은 자기와 함께 일하는 자기의 동료나 부하가 스티브잡스 쯤이라고 착각하고 있는것이다.
만약 우리가 스티브잡스정도의 수준이 되는 천재라면, 우리가 왜 이런 황당한 말을 지껄여대는 형편없는 당신같은 상사 밑에서 일하고 있겠냐고 우리가 바로 창업을 해서 잡스처럼 멋지게 살고 있을꺼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물론, 소비자를 이해하는 방법, 가격을 설정하는 방법, 색상을 고르는 방법이 모두 논리적이고 체계적이고 소비자에게 물어봐서 설정하는 것 만이 옳은 것은 아닐 수 도 있다. 하지만 그 결정이 옳다라고 이야기 할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하고싶은대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마케팅은 Scientific Arts라는 이야기를 한다.
예술적인 과학이 아니라 과학적인 예술이라는 점에서 동의한다. 이성이 우선이 아닌 감성이 우선인 학문이고 방법이다. 소비자를 이해하는 과학적인 감성적 접근이 마케팅의 철학이고 정신이 아닐까?
문제가 되는건 Scientific이 빠진 Arts만이 남아 있을 때가 무섭고 문제가 되는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재의 상태에서 말이다. 그래서 오늘도 천재의 통찰력과 아이디어를 모방하는 마케팅과목을 듣고 배우고 연구하고 있다.
감성적인 과학, 과학적인 감성을 갖은 마케터가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