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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갤이 윤태 Aug 26. 2018

마케터 잡학사전.

학문보다는 실무에 필요한 글을 쓰는 것으로 시작해 보고자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케팅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경영학 책에서나 나오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책으로만 마케팅을 접하는 독자분들의 경우에는 어쩌면 맞는 이야기일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삼성물산에서 처음 도입되는 마케팅 관련된 업무를 진행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한지 2~3일 되었을 때 그곳의 담당자 한 분이 저녁에 술자리에서 “처음에 김팀장님이랑 얘기할 때에는 아무리 잘 들어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는커녕 알아듣기도 어려워서, 외계어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라고 얘기를 해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우리가 수학 책을 볼 때 많은 기호와 약어 부호들로 인해서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으면서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건지 겁부터 덜컥 나는 하는 당황스러운 그 상황이 닥쳤다고 스스로 생각해 보니 내 입장에서도 이해가 되었다.


 하긴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와서 SOV가 어떤 수준이냐? 또 TOM이 얼마냐? 유의수준을 얼마로 설정하고 판단을 하는 거냐? 라는 그런 처음 들어보는 약어와 단어들로 얘기를 해대면 외계인이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할 것 같기도 하다.


 필자는 학교에서 마케팅을 처음 배웠을 때 너무 재미있고 신기해서, 이 일을 평생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회사에 들어갈 때에도 마케팅 업무를 할 수 있는 곳을 선택했고, 회사에서 마케팅업무를 하면서도 좀 더 마케팅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대학원을 다니며 마케팅과 소비자에 대해 공부를 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경영학의 분야는 너무 넓고 깊어서 모든 분야를 공부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것 같고 경영학을 한눈에 조망하는 것들은 천재들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 마케터가 일반적인 회사에서 실행하는 마케팅 업무의 범위는 이 대가들이 학문적인 영역에서 얘기하는 마케팅의 범주보다는 좀 더 좁고 좀 더 실행 중심적인 활동이라는 의미이다.


 필자는, 생활용품 제조 회사를 출발점으로 해서 영화관의 서비스 마케팅, 무역상사의 해외마케팅, 건강기능식품의 국내외 마케팅까지 다양한 제품과 다양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신제품을 기획 출시하고 서비스를 만들고 시장조사를 진행하며 많은 성공과 실패를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성공한 경험보다는 실패했던 경험에서 더 많은 생생한 지식과 소비자에 대한 이해의 폭을 얻을 수 있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다양한 소비자를 이해하지 못 해서 얻게 된 쓰라린 경험들을 쌓고 쌓아서 그것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사랑할만한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전달하는 성공의 기쁨을 얻게 되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제품은 10개를 내면 1개 정도 성공한다는 통설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100개를 내면 5개쯤 성공하기도 힘든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치열하고 고객의 마음을 얻기가 어려운 시대인 것 같다.


 최근 1년 동안 새롭게 소개되는 아이돌 그룹의 수를 살펴보면 위키백과를 기준으로 했을 때 (참고: ko.wikipedia.org/wiki/대한민국의_이이돌_그룹_목록) 1996년 기준, 8개의 아이돌 그룹이 소개되었는데 (유명한 아이돌 그룹이 많이 소개된 96년에는 HOT, 영턱스클럽, 언타이틀, 유피,아이돌, 구피, 자자, 킵식스) 이 중에서 반 정도는 나름 히트를 해서 50% 수준의 성공 확률이라고 볼 수 있었다면, 2015년을 기준으로 보면 28개의 신인 팀이 소개되어서 순위 곡을 낸 팀을 본다면 2개 팀 정도가 되니까 평균 성공 확률이라고 하는 10%가 채 못 되는 수준이라고 할 수있을 것 같다.

 너무 주관적 이기는 하지만 소속사 입장에서는 수익을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마도 크게 다르게 평가하지는 않을 것 같다.


 어쩌면 신인 그룹의 성공과 신제품의 성공을 비교하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 만, 과거에는 가능성 있는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는 사람으로 신인 그룹을 만들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시장조사의 기법을 가지고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조합을 만들어서 특징 있는 멤버를 넣고 빼고 하는 컨조인트분석 기법을 도입해서 멤버를 조합해서 선보인다니 신제품 출시와 다를 바가 없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새로운 상품(심지어는 아이돌 그룹? 같은)이 기획되고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유통하는 마케팅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직업이 늘어남에 따라서 마케팅이라는 단어가 과거보다는 좀 더 친숙한 느낌으로 일상생활의 한 부분처럼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렇지만, 마케팅은 사실 재미있고 쉽기만 한 내용이 아닌 것은 맞다. 어떠한 상품을 기획하고형태를 만들고 브랜드 컨셉을 잡고 전략실행을 하는 일들이 원칙 없이 임의적으로 당시 상황에 의존해서만 결정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필자는 바둑을 잘 두지 못하지만, 바둑을 둘 때 정석이라는 것을 사용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정석이라는 것은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공격과 수비에 최선이라고 인정한 일정한 방식으로 돌을 놓는 법을 말하는데 초보자들은 그 정석을 이해하고 숙달해야 하며 기본적인 정석을 이해해야만 변칙과 응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마케팅에 대한 지식 또한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제 스승이신 교수님께서 제일무서운 마케팅전략의 실패가 무엇인가에 대해 말씀하시며 the blind lead the blind라고 하셨다 . “무식하면 용감한 거야”라는 말이 맞는 번역인지도 모르겠다. 이 얘기는 마구잡이로 마케팅활동을 해서는 안되며 최소한의 이해와 지식을 기반으로 마케팅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마케팅에 대한 학습과 이해가 부족한 채 마케팅업무를 하는 분들을 만나보았는데 지식과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지만 시간이 부족하고 업무가 바빠서 그두꺼운 마케팅 책을 체계적으로 읽고 공부할 엄두를 못 내고 계시는 분들이 많았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들은 학문적인 의미가 큰 마케팅 관련한 글 이라고 하기보다는 마케팅을 이해해야 하고 실무에서 실행을 하는 마케터가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내용을 기술한 실무중심의 업무가이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육아대백과 사전이 아닌, 어쩌면 육아 노하우 책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마케터는 악동을 키우는 엄마와 같다. 정말 말 안 듣고, 맘처럼 되지 않고 사고를 엄청 치는 자식이지만, 많이 알리고 가르치고 예쁘게 만들어야 바르고 튼튼하게 커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멋진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마케터는 엄마처럼 브랜드의 가장 작은 소소한 일 부터(BM님 우리 프로모터 신발 굽은 몇9cm로 할까요? 같은)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브랜드 네임 그리고 가격은 어떻게 정할까요?)까지 매일 해 나가야 하는 브랜드의 성공을 이끌어 가는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나는 이제 이 중요한 엄마들에게 자신에게 주어진 악동들에게 어떤 일부터 먼저 해줘야 하는지 어떤 것을 알고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 해 줄 것이다. 그 문제도 많고 사고도 빵빵 쳐대는 악동들이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멋진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 훌륭한 엄마 혹은 아빠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필자는 내가 작성하고 있는 글을 쓰면서 많은 지인들로부터 아이디어와 정보를 얻었다. 행복하게도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할 수 있는 기업에서 근무하기도 하였고 또 능력 있는 많은 분들을 알게 된 것이행운이라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쓰는 이 글들로 회사에 처음 입사해서 마케팅업무를 처음 시작하는 많은 분들, 처음 학교에서 마케팅을 공부하지만 실무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어떤 내용을 더 많이 사용하는지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이 유용한 가이드와 참고서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의 시대는 콘텐트와 스토리의 시대, 참으로 Scientific Arts가 필요한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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