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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정 Oct 11. 2024

사랑이요? 그게 뭔데요?

사랑의 정의

“여러분이 생각하는 사랑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처음 듣게 된 글쓰기 수업에서 저마다 가진 사랑의 정의는 달랐다. ‘최선을 다하는 것’,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퍼주는 것’, ‘신뢰를 주는 것’ 등..

나는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 괜한 반항심(?)이 들어 작가님께 “부정적인 답을 해도 되나요?”하고 물었다. “네 그럼요 생각하는 어떤 정의든 좋아요”

“음..저는 사랑? 그게 뭔데?라고 생각해요” 그 순간 함께 수업을 듣는 모두가 빵 하고 웃음이 터졌다. ‘근데 진짠데..거짓으로 답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작가님 말에 따르면 사람마다 사랑의 정의를 다르게 생각하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정의를 기준 삼아 살아간다고 했다.


요즘 나의 사랑에 대한 정의는 정말 양가감정이었다. 첫 번째는 ‘사랑, 그게 뭔데?’하는 반항 가득한 마음과 두 번째는 사랑의 인간화를 한다면 ‘엄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

첫 번째 정의는 지금껏 연애를 해오며 쌓아 온 사랑에 대한 배신감 같은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데 있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편인데, 내 편이 되고 나면 해줄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동원해 상대방을 편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게 나의 사랑의 방식이다. 최선을 다해 잘해주는 내 사랑의 방식 때문인지 결국 안일해진 상대방이 소중함을 잃는 결말을 자주 맞았지만. (변명을 하자면) 그렇다고 내가 할 일 없이 열일 제쳐두고 상대방에게만 온전히 집중한 것도 아니었다. 나는 그동안 휴일에도 종종 일을 해야 하는 바쁜 직업을 가지고 있었으며, 일과 운동 등의 일상 루틴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시간 외에 나머지 시간에는 상대에게 최대한 집중하려 노력했던 것이다. 


사랑의 두 번째 정의가 엄마인 이유는 내가 살면서 봐온 사람 중에 가장 큰 이해심과 포용력, 사랑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특별했다고 생각했던 사랑이 지나가고 혼자 걸으면서 생각했다. 물론 앞으로도 그런 사람은 드물겠지만, ‘아 정말 엄마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사랑에 대해 요즘 내가 한 결심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엄마가 나에게 준 사랑처럼 온전히 사랑을 줘야지’하는 것이다. 내 사랑의 방식이 누군가는 틀렸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그것은 우리가 인연이 아니었을 뿐, 나는 그냥 이렇게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그렇게 지금껏 내가 받은 사랑을 차곡차곡 모아둔 상자에서 꺼내 그에게 건네주고 싶다.


아마도 사랑에 대한 첫 번째 정의를 만들어 낸 이 반항심은 사랑에 대한 나의 결핍일지도 모른다. 이 결핍 또한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나 또한 그의 결핍을 온전히 품어줄 수 있지 않을까. 

서로의 결핍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나아가는 순간 우리는 진짜 사랑을 한다. 여전히 사랑에 대한 정의는 복잡하고 어렵지만 우리는 또 한순간 사랑에 빠져있겠지.

비록 사랑이 우리를 저버린 시간이 있었더라도 더 행복할 앞으로의 날들을 위해 사랑을 해보자. 사랑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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