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아 연애 안 하니?”
두 달 만에 만난 전 직장선배가 던진 한마디. “해야죠. 천년의 사랑을 만나면 알려드릴게요” 나는 웃으며 답했다.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랑이 있다. 연인 간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 가족 간의 사랑 등. 나는 요즘 다양한 사랑과 그 모양에 대해서 생각해보곤 한다.
퇴사 후 오랜만에 선배와 점심 약속을 했다. 주말에 선배의 생일이라 좋아할 만한 와인을 미리 고르고 점심시간에 맞춰 회사 앞으로 그녀를 데리러 갔다. 나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달려오는 선배의 모습에 그걸 보는 나도 기분이 좋았다. 밥을 먹으며 그간의 이야기를 나눴는데, 선배는 여전했고 대화는 즐거웠다. 왠지 모를 따뜻한 감정이 올라왔다. 늘 그 자리에 있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이런 기분일까.
요즘은 주 1회 서울에서 글쓰기 수업을 듣는다. 광주에 살고 있는 내가 가기에는 참 먼 거리다. 이번주에도 수업을 마치고 다음 날 저녁 광주로 가는 기차를 탔다. 온몸이 쑤시듯 아프고 피곤했다. 그때 걸려온 전화 한 통, “공주, 지금 가고 있어” 엄마였다. 엄마는 어렸을 때부터 나를 공주라고 불렀다. 그런 별명 같은 건 질색하는 나지만 엄마는 뭐든 괜찮다. 기차에서 내려 익숙한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창문 너머로 분주하게 나를 찾는 엄마를 발견했다. 누군가 나를 기다리는 장소에 가는 건 이렇게나 행복하다.
부모님의 사랑, 선후배 간의 사랑의 모양은 이렇게 다르다. 사랑이라는 한 가지 단어에 이렇게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 내가 나의 친구에게, 엄마에게, 선배에게 보여주는 사랑의 모양은 어떤 모습일까. 사랑의 모양이 모두 다르다는 깨달음이 생기면 조금 더 상대방을 이해하게 된다. 좀 더 큰 의미로 사랑하게 된다.
앞으로 내가 할 연애에서 사랑의 모양은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