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느끼는 '이웃'력
오전 7시, 츄가 마당에서 영역 확인을 하는 동안 옆집 사장님과 인사를 나눈다. 올바른 농약 사용법을 여쭙자 친절히 설명해 주신다. 예초기가 다섯대 있으니 가져다 쓰라고 하신다. 일주일에 최소 한번은 직접 수확하신 싱싱한 과채류가 문앞에 조심스레 놓인다. 그것들을 덜어낸 빈 바구니는 '부디 부담 갖지마세요'라고 담담하게 멈춰있다. 우리는 부담 대신 감사를 택하고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표하려고 고민한다.
아무리 친한 관계라도, 이미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에 대한 간섭이나 결이 맞지않는 관심은 우리에게 있어서 큰 부담이다. 따라서 귀촌과 이 집을 택할 때에도 이 부분을 걱정했다. 시비를 걸거나 조언으로 둔갑한 잔소리를 어떻게 대응하지, 무시할까, 냉소적으로 단답할까, 자의적으로 고립할까.
가장 가까은 이웃 내외분은 이런 염려를 산산조각 내주셨다. 조각난 걱정을 분쇄까지 하고 계시다. 젊은 새댁들이 예의 바르고 먼저 인사하니 우리가 고맙지 뭐, 라며 머쓱하게 웃으신다. 천만의 말씀이시다. 정확히 반대다. 아마 이 말씀을 드리면 역시나, 똑같이, 정확히 반대라고 손사레 치실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순환이다. 선순환도 아니다.
우리 삶은 아직까지 잘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