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자연에는 효율이 없다
잔디에 물주기, 잡초 뽑기, 가지 치기, 벽돌 쌓기, 전에 살던 주인이 남긴 짐들을 버리고 옮기고 정리하기.
빨리 끝내고 싶어 두번 왔다갔다 할 일을 한번에 처리한다. 몸이 감당하지 못하거나 실수가 생긴다. 떨어뜨려서 깨지고, 무리해서 다친다.
이곳에서의 일은 끝이 없을 것임을 되되이며 깨닫는다.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 아니, 그렇게 해야한다.
그간의 직장 생활에서도 일을 줄여보고자, 두 손에 나누어야 제대로 나아가는 일을 한 손에 움켜쥔다. 그렇게 비워진 다른 손에 새로운 일을 잡는다. 실수하고 다치지만, 효율 또는 성실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그 위험한 기술을 포기할 수는 없다. 하나를 하는 동안, 정체된 다른 하나가 불안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조직은 하나라도 잘하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그렇게 세상을 진정 이롭게 하는 일을 하는 동안, 나는 '진정 이롭지' 못했다. 힘들었다. 쉴 틈 없는 머리는 리더의 덕목이자 의무였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일 생각을 떨치는 건 불가능했다. 불안했다. 그 불안함은 하나라도 빨리 끝내고자 하는 강제적 동기가 되어, 소리없이 절규하며 효율을 굴려댔다. 시지프스처럼.
이곳에서는 그렇게는 안된다. 성실에 한도가 있다.
요즘 나는 느려지는 연습을 한다. 한손으로 들 수 있는 무게를 둘로 나눈다. 그게 나에게 이롭다. 나에게 이로운 것이 민지에게 이롭고, 정윤이와 츄에게 이롭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은 모두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