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어떡해, 나 불치병이래.. 인스타 각이네..
간장게장은 밥 도둑, 릴스는 시간 도둑, 그리고 폰질은 인생 도둑.
'폰질'은 거북목 현대인들이 가장 줄이고 싶어하는 습관일 것이다. 나는 그 중에서도 인스타그램을 Meta사의 직원들보다 더 많이 들락날락거린다. 사실상 중독임을 인지했기에 '인스타 퇴치', '폰질 박멸', '내 손에 장을 지진다' 등 나홀로 다양한 캠페인을 벌려본다.
1차 실행안으로 앱을 지웠다. 하지만 구글(크롬)이나 네이버에서 인스타그램을 검색하여 로그인하고 들어간다. (이 무슨 머저리 같은 행동인가) 그나마 업로드하는 것은 번거로워 빈도가 줄었다. 그렇게 생긴 시간에 남의 피드나 릴스를 본다. 앱 다운로드 유도를 위해 웹 버전은 UX도 불편하고 기능도 제한적인데 그 불편에 맞서 싸우며 스크롤을 내린다. 또는 노트북으로 이런저런 작업을 하다가 불현듯 (마치 되게 중요한 볼거리가 있는 것 마냥!) 들어갔다가 휠을 도르륵도르륵 굴려댄다. 대체 왜 이렇게 흥미로운 콘텐츠가 많은건지!
계정을 삭제하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열심히 보정한 사진들, 쥐어 짠 감성이 묻은 글들, 임팩트 있는 척 하는 해시태그들. 너무 아깝다. 갑자기 계정을 없애면 사람들이 날 걱정하지 않을까, 내 일상을 궁금해 하면 어쩌지! 라는 과잉된 자기애까지 발동한다.
무한 인스타그램의 근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나는 남들 못하는 은퇴에 귀촌까지 했고, 신생아도 있소. 조촐하지만서도 당신네는 없는 잔디 마당, 특별한 내 인생 좀 보쇼' 또는 '나 이런 좋은 곳에 놀러왔지롱'이라는 유치한 마음. 다른 하나는, 아이가 낮잠이 들고 다음 기상 전까지 약 60~90분의 자유시간이 생기는데, 이 때 '아기 보느라 고생했으니 나 하고 싶은 것 실컷 하자'라는 나태한 위로의 마음. (어쩌면 이 마음은 당분간 백수이므로 시간이 많다는 안일함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그 밖에도 다양한 명분을 갖다 붙이며 떳떳하게 스크롤을 내리다가 현타가 오면 얼른 인스타그램을 닫는다. 그리고 다른 앱을 켠다! (아, 정말 젠장이다) 예를 들어, 당근마켓이나 네이버뉴스 같은. 나와 관계된 긴급한 사안이라면 반드시 전화로 연락이 올 것을 알면서도, 혹시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서 나중에 멀미나면 안되니까. (젠장..!) 고작 본다는 것이, 동네 사건사고나 핫한 스포츠 선수의 근황, 나는솔로 출연진 목격담 따위이다.
아무튼, 인스타그램을 끊거나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가장 어렵다. 이게 이 글의 결론인데, 언젠가는 해피엔딩으로 끝나겠지?라고 벌써 100번도 넘게 생각했다. 이거이거 불치병이다. 인스타 올려야지.
끝.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