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아산귀촌

5년 간의 모임 마지막 날, 겨우 자기소개를 했다

내년이면 10년 차. 귀촌한 도시 아산에서 재개한다.

by Yunus 유누스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 도봉, 노원, 금천과 영등포.

내 거주지와 직장 근처로 베이스를 옮기며 지속했던 독서모임 여러 시선을 귀촌으로 잠시 멈췄다가 재개한다. 아래는 연초에 만든 포스터를 최신순으로 나열한 것인데, 이것도 해가 지나며 조금씩 개선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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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을 위해 당근마켓과 카톡오픈채팅을 활용하는데 아무래도 서울에 비해 모집이 쉽지 않다. 하지만, 9년 전 모임을 구성한 강제성이라는 동기였던 저조한 아니 처참한 독서습관은 여전히 변함없기에 혼자라도 모여야(?)겠다는 마음으로 다음 주 (8월 9일) 토요일 오전 8시를 첫 모임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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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이 어려워 눈에 잘 띄게 오른쪽 버전도 만들었다. 다급하다.

올해 콘셉트는 다시 읽기이다. 8년 간 약 160회의 모임을 하며 중복 도서를 빼면 120여 권의 문학 작품을 다뤘다. 허세 부리기 좋은 세계문학 그것도 주로 고전문학만 취급하다 보니 난해하거나 지루한 도서는 토론모임이 끝난 다음 날 기억이 모두 휘발되는데, 올해는 그런 도서 중심으로 하반기만 운영한다.


나의 모임에는 좀 독특한 룰들이 있다

1 자기소개나 신상 묻기, 친목과 사교가 없다. 단, 본인의 감상평 중 직업, 나이 등 신상의 일부가 연관되어야 하는 경우에는 본인이 자유롭게 노출한다. 참고로 5년 간 지속된 노원모임에서는 (이사를 가게 되어) 마지막 모임 당일, 고별 소식과 함께 내 이름과 나이 정도를 공개했다. 상당히 공격적인 아쉬움을 드러내던 멤버분들이 점심을 사주셨다.

2 정치, 종교, 페미니즘 토론에 대한 수위 조절만큼은 확실하다. 이 주제들은 진짜 전문가나 공증된 데이터가 아니면 토론이 산으로 가거나, 결실 없는 논쟁으로 끝난다. 물론 이것마저도 누군가에게는 발전의 토양이 되지만, 큰 틀에서 모임의 지속력을 떨어뜨리므로, 나는 지속성을 택했다

3 가입과 탈퇴는 없고 지각과 조퇴도 상관없다. 참석 여부만 사전에 알려주면 된다. 본인 음료비만 들고 오면 된다. 가입이 없다는 얘기는 즉 가입 조건이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나이, 연령, 직업, 사는 곳 무관하다. 중학생이 참석한 적도 있고 70세는 족히 넘어 보이는 어르신이 참여한 적도 있다. 가입이 없으므로 탈퇴도 없지만, 모임의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어기며 본질을 저해하는 이에 대한 우회적 퇴출은 있다.

4 장르는 (고전) 문학 위주이며 방장이 연초 26권의 도서를 지정한다. 연초에는 얇은 책으로 시작하여 점점 두꺼운 도서들로 선정한다. 비문학을 시도했으나 대부분 정해진 답에 대한 감상이라 흥미가 덜했고, 멤버들이 도서를 선정한 경우, 연간 목록과의 통일성이 결여되어 멤버들 스스로가 권한을 포기했던 경우가 있다.

5 모임은 토요일 오전 8시 주로 스타벅스에서 이루어진다. 시간과 장소가 가지는 각각의 의미가 있다. 토요일 오전의 의미는, 전날인 금요일 밤을 비교적 온순하게(?) 보내는 사람과 휴일 오전부터 부지런한 하루를 보내고자 하는 소위 갓생러를 모으면 멤버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실제로 토론을 해보면 취미 등의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다. 스타벅스라는 장소는 토요일에도 오전 7시에 오픈하므로 모임이 시작되는 8시에는 준비를 위한 소음과 부산스러움이 없고, 주인장 맘대로 오늘은 쉽니다를 내걸 수 없어 안정적이다.


그래서 아무튼. 아산에서 재개하는 독서모임 여러시선, 2025년 8월 9일 오전 8시 스타벅스 아산방축점에서 시작합니다. 나 혼자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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