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24일(금) 가계부] 10,000원 | 동호회 활동 꾸준히 하자
오늘 저녁 7시 30분, 독서모임이 있는 날. 당직하고 깨어난 시간이 오후 2시. 심리 상담 시간 오후 3시 30분. 끝나고 나서 서면에 도착해보니, 오후 6시 30분이었다.
낮에 잠을 자고, 오후에 심리 상담으로 인해 저녁 먹을 시간이 없었다. 웬만해선 밥에서 외식하지 않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었다. 밥을 안 먹으면 힘드니깐.
그렇게 서면 역전우동에서 돈가스 덮밥을 주문하였다. 가격은 6,000원이었다. 오랜만에 역전 우동에서 밥을 먹으니, 추억이 돋았다. 수험시절 당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역전 우동을 주로 찾았던 기억이다. 그때 정말 아끼고 아꼈다. 빠른 합격과 함께 수험 생활에 들어가는 비용을 적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경제력이 생각만큼 넉넉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당시는 돈 씀씀이가 지질했다. 한 푼 아낄 거라고 먹고 싶은 거 먹지 않았고, 하고 싶은 거 참았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있다. 솔직히 지금의 나와 수험 시절의 나를 비교해면, 생활패턴은 거의 비슷하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여유'일 것이다. 지금의 나는 내가 선택해서 지출을 통제하는 느낌이라면, 수험 시절의 나는 돈이 없는 상화에서 어쩔 수 없이 지출을 통제하는 느낌이 강하다. 그때의 내가 있으니, 지금의 내가 있는 게 아닐까.
다시 생각해보니, 수험 시절의 나를 '씀씀이가 지질했다'라고 표현하기보다, '한 푼 아끼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그 시절을 혐오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으니깐. 오히려 칭찬하고 보듬어주고 격려해주고 싶다. 잘했다, 윤호야!
오랜만에 참석하는 '헤베스' 독서모임. 7월에 한 번 참석 후,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4단계부터 지금까지 한 번 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2번째 참석이었다.
헤베스 독서모임은 2시간으로 진행된다. 4인 1조로 구성된 팀이 인사를 나누고, 각 1시간씩 두 파트씩 나눠서 진행된다.
첫 1시간은 본인이 들고 온 책을 읽는다. ebook이든, 종이책이든 상관없다. 우리 조는 남자 3명, 여자 1명으로 이루어졌다. 4명의 책이 달랐는데, 제목은 다음과 같다.
여자 1 : '싯다르타' (에세이)
남자 1 : 사랑?? (에세이)
남자 2 : 반도체 투자 전쟁 (재테크)
나 :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재테크)
다음 1시간은 책을 읽고 정리한 내용, 느낀 점을 공유하고 나누는 시간이다. 두 번째 시간이 이 모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행위는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책을 읽고 서로의 관점을 나누는 행위는 상대방이 있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난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잘 설명을 하였을까? 솔직히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뭔가 유튜브나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전닳하는 건 책을 읽으면 그만인데 궃이 내가 다시 같은 내용을 전달하고 들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 중요한 걸까? 바로 '관점'이다. 책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 급급하기보다, 책의 내용에서 비롯된 질문을 통해 나와 다른 참여자들의 관점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예컨대, 주식, 부동산으로 자산을 불리는 방법, 단계를 묻는 게 아니다. 대신 본인이 생각하는 돈의 이미지, 돈을 쓰는 재미와 모으는 재미, 돈과 관련된 현실과 이상 등 다양한 관점을 묻는 것이다.
얼마나 재미있는가. 전문가가 말하는 돈을 불리는 방법에 관해 동의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관점의 차이를 알아가는 것이야 말로, 독서모임의 묘미 아닐까.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독서모임에서는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어야 오래가는 것 같다. 단순한 내용 전달은 지루함과 단조로움만을 남길뿐이다.
오늘 독서모임을 하면서 느낀 점은 '나만의 독서모임을 만들고 싶다'였다. 그렇기 위해선 고정적으로 독서모임에 시간을 할애하여야 한다. 그리고 회원관리, 콘텐츠 기획 등 할 게 많다. 그러나 지금의 내 상황은 이 모든을 제대로 해내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 직장의 근무 사항이 하루 전날 나오기 때문이다. 빨리 이곳을 나가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마음껏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