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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캔두잇 Feb 27. 2022

무의식적 통제 : 부모님 말씀

어느 순간 부모님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다.

송영길의 책 <<그냥 하지 말라>>을 책을 읽다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나의 삶이 늘 관리된다는 강박 같은 것이 생기고 통제에 대한 순응성이 높아지다 보면 감시사회로 진입하게 될 위험도 있습니다. 어디를 가든 QR 코드를 찍게 됐을 때 실제 이런 비판이 나오기도 했고요. 규칙을 만드는 정교함이라든지 합의의 기준이 충분히 토론되지 않으면 맹목적으로 따르게 되기 쉬워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생겨난 QR 출입 코드, 백신 패스는 우리 삶에 있어 많은 변화를 주었다. 그냥 들어갈 수 있었던 식당이나 카페는 필수적으로 QR코드와 함께 백신 패스를 검사하는 게 일상사가 되었다. 그리고 백신 패스가 없는 사람들은 영업점에서 출입을 거부당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통제와 감시'를 내 삶에서 느낀 적은 없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즉 다음과 같은 질문이다.


"내 삶이 보이는 곳 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통제되고 관리된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그럴 때 나는 순응하는 편인지, 의문을 가지는 편인가?"


1. 내 삶이 보이는 곳에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통제되고 관리된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나의 행동에 제한을 가하는 것 중 하나는 '부모님 말씀'이다. 현재, 31살인 나는 여자 친구가 없다. 30살이 된 이후, 어머니는 결혼을 재촉하시면서 자신의 최소기준을 언급한 바 있다. 바로 '기독교' 믿는 여자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유는 어머니가 모태 불교신자라서, 기독교는 생리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단순 편견이라는 생각에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을 흐르면서 누군가를 만날 때 기독교를 믿는 여자는 배제하고 있던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머니 말씀을 듣고 있던 나 자신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어느 순간 어머니의 결혼관이 나에게까지 영향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 마음 한편에 결혼까지 약속한 여자 친구가 기독교를 믿고 있을 때 반대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상상되어 무의식적으로 거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가치관이 합리적이든, 비합리적이든 그것이 나에게 영향력 있는 사람(어머니)의 가치관이라면 나에게 영향을 주고, 더 나아가 통제를 가할 수 있는 사실이 정말 소름 돋았다.


2. 통제라는 사실을 느껴졌을 때, 나는 순응하는 편인가? 아님 의문을 가지는 편인가?

어머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21년 7월부로, 독립하게 되었다. 하지만 몸이 분리되었다고 하더라도, 정신까지 분리되었는가 물어본다는 단언하지 못할 것 같다. 지금도 어머니가 하는 말이 머릿속에 각인되어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행동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매일 기도하라는 어머니의 말을 실천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면 "아직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또 요리를 하지 못해 어머니의 집에 들러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면 정신적으로는 아직 어머니의 영향력에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어머니의 영향력에 벗어나 정신적으로 독립된 내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이건 내 삶의 연구 과제인 것 같다... 후.. 어렵다. 독자 여러분들은 어떠한가. 혹시 이렇게 힘들어하는 거, 나만 그런 거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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