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31일(화) 가계부] 8,200원 |디튜선생님과 대화
오늘은 디지털 튜터 강사님과 대화하자고 약속한 그날이었다. 솔직히 내가 요청했다. 뭔가 소통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디튜 강사님과 소통하면서 느낀 점은 수업 준비 관련하여 어떤 한 마디도 없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한 마디도 없는 게 내 입장에서 너무 불안했다. 난 강의를 한 번도 강의해본 경험이 없고, 어르신들을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톡에 한 마디 없는 부분이 경험이 없는 내 입장에서 불안한데, 이 건에 관해 이야기해봤으면 좋겠다고 내가 제안하였다.
그렇게 스타벅스에서 만났다. 강사님은 부들부들 떨었던 것 같다.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고, 내가 자신을 비난하지 않을까,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였다. 난 사실 별생각 없었다. 그냥 내가 처음이고, 경험도 없는데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는 게 아쉽다.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게 나의 요지였다.
하지만 강사님은 그렇지 않았다. 격양된 말로 나를 쏘아붙였다. 강사님은 말했다.
선생님, 다른 채널에서 공지가 전부 내려오고 거기에 맞춰 알아서 움직이면 돼요. 굳이 제가 이것저것 말씀드려야 하나요? 일은 원래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예요.
선생님이 의지만 있었다면 제가 알려준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저한테 이것저것 묻는 건 불쾌하고 상당히 오만해요.
아... 이 말 듣고 좀 놀랬다. 내가 강사님을 공격하기 위해서, 책임 전가하기 위해서 약속을 잡은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업무 할 때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게 어떻냐, 알아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처음이고, 내가 함부로 나섰다가 피해를 줄까 봐 걱정된다 라고 말했지만, 듣지 않는 것 같았다.
그냥 내가 의견을 제안하면, 그걸 받아들이지 그렇지 않을지 검토만 해준다는 식이었다. 물론 맞는 말이긴 한데, 내 입장에서는 난감했다. 경험이 있으면 모를까, 경험이 전무해서 물어본 건데 "의지가 있다면, 알아서 해라."는 말을 들은 것이다.
그리고 덧붙였다.
선생님, 일할 때 감정을 표현하지 마세요. 왜 자꾸 감정을 표현하세요.
이 말을 한 이유는 경험이 없어 불안하다거나 걱정이 된다는 말이 본인에게 불편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일 자체를 감정적으로 하는 건 잘못된 것이지만, 파트너 관계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게 잘못된 걸까. 선생님께 책임을 전가한 것도 아니고, 드문드문 있는 소통 문제에 경험이 없는 내가 불안해서 이 문제로 이야기해보지 않겠냐는 차원에서 약속한 것을 빨리 말하고 피하고 싶었던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대화가 끝나고, 내 머릿속에는 남은 말은 '처음 만났을 때, 다양한 채널을 소개해주었으면, 그다음은 본인 알아서 해야지, 왜 계속 나에게 소통 문제를 거론하냐. 내가 선생님께 불만을 제기한 것도 아니잖냐. 문제를 크게 만들고 드러낸 것이 불쾌하고 오만하다고 느꼈다.'였다.
이 글을 적는 지금도 소름이 돋는다. 욕을 한 것도 아니고, 차분히 만나서 제가 생각했던 고충과 서로의 업무 스타일을 알아보기 위해, 강사님은 문자를 보낸 저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불편을 끼쳐드린 게 있으면 수정할 부분이 있는지를 물어보기 위해서 약속을 한 건데, 내 입장에서는 1시간 동안 일방적으로 쏘아붙임을 당하고 훌쩍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것이다.
대화가 끝난 지금까지 오늘 일이 잊히지 않는다. 그냥 억울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잘못한 점은 딱히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냥 상대방 쪽에서 내 카톡을 곱씹으면서 자신이 할 이야기만 생각한 것 같았다. 내 이야기를 들을 생각도 없이. 그런 태도로 나를 임하고 공격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쏟아부은 다음, 불편하다고 먼저 자리를 떴다. 당황스러웠다. 길면 3개월, 짧으면 1개월 후면 끝나는 이 관계가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공적인 부분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피해를 줄 순 없으니깐 말이다.
이 경험을 통해 다음 말이 더욱 와닿게 되었다.
관계는 아무리 많이 해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