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출간을 앞두고 있어 업로드 텀이 길었습니다. 며칠 전 송고를 마쳤고, 지금쯤 글은 디자이너님의 손에서 지면 위로 올라가고 있을 겁니다. 글들은 [ 미미에게 ]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나올 겁니다. 지금껏 쓴 글들을 모으고, 고치고, 배치하고, 지면 위에 올라가도 손색없게끔 만졌습니다. 저는 이제 다른 글을 쓸 겁니다. 언젠가 ‘ 나는 어떻게 무속인 되었나 ’를 쓰고 올렸는데, 그 글들은 [ 무속인이 묻고 무속인이 답한다 ]는 시리즈로 묶였고, 앞으로 이 시리즈를 좀 더 밀도 있게 다루고자 합니다.
저는 여기서 무속에 관한 정의를 세상 사람들 알기 쉽게 쓸 겁니다. 무속에는 어떤 신이 있는지, 신내림이 무엇이고 왜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굿이 무엇인지, 그 필요성은 무엇인지, 굿과 기도 얘기를 꺼내는 무당은 사기꾼 취급을 쉽게 받고 왜 그렇게 됐는지, 무당은 누가 되는지, 웬만한 사람은 제대로 된 무당과 아닌 무당을 구분 짓기 어려운데 그들을 구분 짓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등을 말입니다.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이 시리즈에 속한 태몽 관련 글은 브런치와 인스타그램을 합쳐 100명 이상의 분들의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그런 식으로 독자와의 소통을 이끌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 막 본주 본산 기도를 마치고 법당에 완전히 돌아왔습니다. 기도할 동안 안 온 건 아니지만, 들고 나섰던 큰 짐들을 다 안고 법당에 오니 긴장이 사르르 풀리더라고요. 오늘 하루는 손님을 받지 않았습니다. 2월 중 유일하게 손님 없는 날인데요. 저는 미미와 보리밥집에서 배불리 먹고, 가까운 도서관에 다녀왔습니다. 노희경 작가의 우리들의 블루스 대본을 빌렸고, 오늘 반납일이었거든요. 필사를 마음먹고 빌렸는데 일이 바빠 다는 못했습니다. 3일 뒤부터 같은 책을 다시 빌릴 수 있게 되는데 그때 다시 빌리려고요.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꼭 드라마를 쓰고 싶거든요. 소설 공부 때 거장들의 책을 필사하듯, 시나리오도 필사하면 느는 게 있겠지 싶었습니다. 시나리오 쓰기는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지만 반드시 나 혼자 해내겠다, 그런 포부입니다.
[ 무속인이 묻고 무속인이 답한다 ] 시리즈에서 말할 주제들은 훗날 제 시나리오에도 반드시 필요한 내용일 겁니다. 사실에 입각한 정보만 사용하려면 제 지식을 끊임없이 검열해야 하고, 그 과정을 글로 남긴다면 훗날 도움이 될 것 같은 생각이에요. 음력 1월 5일에 제 재수굿이 있어요. 지난 일 년간 손님 잘 보고, 일 잘하고, 글 잘 쓰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제 신명님들 잔치 열고 재수받는 날이에요. 저희 아버지는 사업하시는데 그날 오셔서 올해도 사업 잘되게 해 달라 빌고, 당신도 재수받는 날이고요. 그러고 나면 이 시리즈에 굿을 주제로 올릴 말이 많아질 것 같아요. 굿이 뭐며, 어떤 굿이 있으며, 왜 하며, 점집마다 부르는 가격은 왜 다르며…. 모쪼록 지금껏 보고 배운 것들이 잘 녹아나길 바랍니다.
해 바뀐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이라뇨. 오늘 미미가 다니는 궁중 자수 학원 앞에 차 대고 쉬고 있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본넷 위에 올라왔어요. 고양이님의 간택(?)은 처음이었거든요. 시동 끈 지 얼마 안 돼 따끈한지 자리를 잡고 한참을 있더라고요. 소리를 내니까 놀라서 뒤돌아보는 모습도 한 컷 찍었습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시고요. 다시 분주한 텀으로 뵙겠습니다. 저는 글을 더디게 올렸지만 여러분의 글은 열심히 읽고 있었어요. 하트 한 개로 표현했지만 잘 닿았기를 바랍니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