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말에 시작했던 헬스가 어느 새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자 내 삶의 습관이 되었다. 주 4일 이상은 운동을 하고 있으며, 유튜브 알고리즘의 7할은 헬스 영상이며, 지난 달에는 피트니스 업계에서 인정받는 NASM(National Academy of Sports Medicine) CPT(Certified Personal Trainer)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지난 달 취득한 NASM CPT 자격증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 수 없이 많이 헬스장에 기부금을 갖다바친 이력이 있다. 기억하는 것만 해도 5번 정도이고 짧게는 3일(^^;;), 길게는 4개월 정도가 다녔다. 그리고 결론은 늘 '운동을 지속하지 못하는 나'만 남을 뿐이었다.
1년 7개월, 이번이 가장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오고 있다. 이제는 그야말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 지경이 되었다. 운동에 재미가 붙은 것도 있겠지만, '계속 운동하는 내'가 되고 싶어서 헬스장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 적도 꽤 되는 것 같다.
운동이 습관이 되지 못한 적이 이미 여러차례, 그런 나에게 정말이지 질려버렸다.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나서 이번만큼은 꼭 1년 동안 계속해보자하고 헬스를 시작했더랬다. 지난 1년 7개월 중 1년은 오로지 흥미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 시간들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적용해보는 걸 좋아한다. 헬스장에 가기 전 유튜브로 새로운 동작 및 머신 사용법을 예습한 후 헬스장에 가서 부딪혀봤다. 사실 헬린이는 이 부딪히는 것 자체가 정말 두렵다. 이러다 머신을 고장내는 건 아닐지, 잘못하다 크게 다치는 건 아닐지, 사람들이 내 모습을 보고 비웃는 건 아닐지...등등 헬스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짙은 걱정 구름들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그런 두려움에 압도되어 예습한 운동을 단 1초도 해보지 못하고 돌아온 날들이면, '아니 도대체 내가 왜 내 돈 내고 이렇게 눈치를 봐야하지?'하는 현타가 몰려왔다.
현타를 셀 수 없이 맞은 어느 날, 문득 '다 꺼져버려!!!'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뒤론 마치 미치광이 과학자처럼 헬스장을 탐구해갔다. 이젠 헬스장에서 쭈뼛주뼛 하는 분들을 볼때면 "헬스장에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잘한거에요."라며 마음 속으로 진심어린 응원을 보내게 된다.
1년 2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는 운동을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 스포츠 지도사 2급을 공부해보려 했는데 이미 접수가 끝난데다 시험이 1년에 한번뿐이라 내년을 기약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먼저 다른 자격증을 따볼까 싶어 고민하던 차에 NASM CPT를 알게 됐고, 트레이닝 전반에 관한 기초 지식을 쌓는 기회로 공부를 해 자격을 취득했다.
24.08.15 밴드 풀업 10개 * 5세트
지금은 운동이 이미 습관이 되었고, 앞으로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으며 이론적인 지식도 계속 쌓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서야 바디프로필이 찍고 싶어졌다. 사실 2년 전에 한창 바프가 유행했을 땐, 바프의 본질에 대한 큰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급하게 빼고 급하게 운동을 해서 사진을 남기는 건 내가 지향하는 바가 아니었다. 나는 운동을 내 삶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컸다. 올바른 습관이 생기기도 전에 운동과 식단에 급격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내 성격상 분명 운동에 금방 싫증이 날 것 같았다.
그런데 이젠 몸을 더 예쁘게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커져서 바디프로필에 한 번 도전해볼만한 타이밍이 왔다고 생각한다. 먹고 싶은 걸 원하는 타이밍에 먹지 못하면 큰 스트레스를 받는 내게, '식단 조절'이 어느 정도의 데미지를 가져다줄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바라는 몸을 가진' 내가 되기 위해선 한 번 견뎌내봄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정말 예전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생각이라 놀랍기만 하다.
24.08.15 랫풀다운 20kg * 3세트, 25kg *2세트
목표는 10월 27일, 73일 남았다. 현재 몸무게 48kg, 체지방률 21-22%, 근골격량 20-21kg. 사실 인바디로만 보면 근육을 2kg 정도 더 늘리는 걸 먼저 해야겠지만, 복부와 허벅지에 지방이 많이 몰려있기 때문에 한번은 걷어낸 후에 다시 근육을 키워나가는 것도 좋을듯하다. 솔직히 나도 내 몸이 어떻게 될지 예상이 잘 안가서 도전 혹은 실험을 해본다는 생각으로 해보련다. 나름의 최선을 다해보고, 그 결과를 사진으로 남긴다는 의미로 접근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