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하는 게 더 힘든 날

by 유라

요 근래 가장 많이 하는 말은

“괜찮아”다.

이유는 최근에 일을 하다 쓰러져 응급실을 갔다 왔다.

주변 사람들부터 가족들까지 온통 걱정에 연락을 걸어왔다.

모두 걱정을 하니 괜찮다는 말을 꺼내곤 있지만 사실 괜찮지 않다.

아무런 징조 없이 갑자기 쓰러진 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에 불안감이 올라왔다.

병원에서도 검사들을 급한 대로 했지만 원인을 몰라 다른 검사를 더 해보기로 했다.

간호사나 의사 선생님은 여러 가지 말을 물어왔다. 그러다 꽂힌 말은,

요즘 잠을 잘 못 자나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나요?

이 말을 듣고 요즘 나름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같이 병원을 가는데 갑자기 마음속에서 울컥 무언가 올라왔다.

내가 옛날에 몸을 막 쓴 건 맞는데 그렇다고 이렇게 빨리 벌써 몸에 무리가 오는 게 말이 되나?라고 생각하고는 과거에 어떻게 살았는지 대강 과거를 틀어봤다.

일하거나 공부하느라 밤을 새우거나,

밤을 새울 때까지 술을 마신다거나,

잠을 조금만 잔다거나 혹은 아예 안 자거나,

운동도 안 하고 몸에 안 좋은 음식만 때려 넣거나.

아플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다. 그래도 뭔가 좀 억울하긴 했다.

언젠가부터 친구들과 연락을 하다 보면 이런 말을 항상 했다.

아프지 말자.


한 두 번 했던 것들이 세네 번째가 되면 내 인생에서 계속 반복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니 되려 차분해지는 느낌이 있다.

또 쓰러지니 괜찮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나조차도 많이 불안하고 걱정스럽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이 증상이 나의 자유를 갉아먹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니 괜찮다고 말을 할 때는

사실 괜찮지 않을 때가 많을 수 있다.

괜찮지 않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이 걱정을 하거나

무언가 더 긴 말을 해야 하니 괜찮다는 말로 마무리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마도 나는 연락을 마무리하고 나서야 진짜 마음을 확인하게 될 것 같다.

“괜찮아”라고 말하고, 조용해진 방 안에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앉아 있는 시간.

누군가에게는 짧은 안부였겠지만 나에게는 그 한 마디를 꺼내기 위해 꽤 많은 숨을 고른 뒤였다는 걸
아무도 모른다.

괜찮다는 말은 상대를 안심시키기 위한 말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나 자신에게 조금만 더 버텨보라고 하는 부탁에 가까운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힘들면 꼭 괜찮다고 얘기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은 그 말을 마음속에만 두어도 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괜찮지 않아.”

그 말 하나로
설명을 다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괜찮지 않다는 말이
약함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에게 먼저 허락해 주는 날이 오기를.

그날이 올 때까지
지금의 나는,
그냥 이대로 있어도 된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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