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는 짧고, 한국말로는 긴 표현
1. 채울 빈칸이 많네요.
지난번 짧은 모임이라는 표현으로 Gettogethers 라는 말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번에는 비슷한 표현이지만 마찬가지로 짧고 여러가지 의미를 함축하는(?) 비슷한 형태의 표현을 발견했다. 수업중이었는데, 음악 이론 수업을 하다보면, 빈칸을 채우라는 표현이 정말 많이 나온다. 주로 "Can you fill in the blanks?"라고 하면 아이들이 답을 빈칸에 적어내려간다. 이번에도 그렇게 말을 하자, 계이름 공부를 위해 많은 빈칸들을 발견한 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There are a lot of Fillouts.
말할 때는 Lot을 길게 늘여서, "델아 얼라~~럽 필라웃츠"라고 말했다. 우리가 마치 빈칸이 정~~말 많네요. 하드시. 억양이 진짜 비슷하다. 한국말이랑 비슷한 억양 들을때마다 사람사는데 다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영어는 진짜, 말 만들기가 쉽다. 그냥 명사도 됐다, 동사도 됐다. 원래 Fill out은 공문서에 빈칸등을 채워 작성할 때 많이 쓰는 말인데, 정말 일상생활에서 엄청나게 많이 접하는 Phrasal Verb이다. 이론 공부는 공문서는 아니지만, 어차피 빈칸이니까.. 이런 거 볼때 무척 신기다. 교과서나 책에서는 볼 수 없는 표현이라..
2. 곧 16살이 되는,
캐나다에서 피아노 레슨을 하고 있다보니, 종종 상담 메일이 온다. 한국에서는 주로 방문이나 전화로 상담을 했었는데, 캐나다에서는 전화상담도 가끔 있지만, 보통은 이메일로 연락이 많이 오는 편이다. 모든 학원들은 각자 본인만의 홈페이지를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홈페이지에 이메일주소를 남겨놓거나, 홈페이지에 직접 문의를 작성해서 보낼 수 있도록 운영한다. 내가 볼때 80 할머니들도 페이스북을 하는 것 같다. 물론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메일을 쉽게 이용한다. 나도 어느새 이메일을 선호하게 되었는데,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황일수도 있고, 전화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긴 내용이거나, 상대방의 정보를 적어야 하는 경우 때로 난처할 때나, 잘못 적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상담 메일 중에, 곧 16살이 되는 본인의 딸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싶다는 한 부모님의 이메일이었다.
3. 2주 뒤에 만나요.
직역을 하자면 우리는 See you after 2 weeks.라고 할 것 같은 표현이다. 하지만 보통은
See you in 2 weeks.
라고 말한다. 나도 처음에는 2주 안에 보자는 이야기인 줄 알고 굉장히 헷갈렸었는데, 이렇게 말하는 경우, 절대로 2주안에 볼 일은 없다. 2주 뒤에 보자는 이야기이다. 보통은 2-3 days, 혹은 2-3 weeks, (혹은 가끔 in 2 month도 쓰는지는 모르겠는데, 당연히 쓸 수는 있겠지만) 에 많이 보는 것 같다. 더 많은 숫자는 보통 확실하게 정하기 어려우니까. 시간에 대한 표현으로는 원어민들에게는 대략 무척 정확한데, 우리에게는 도통 헷갈리는 표현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4. For a minute VS For a While
시간에 대한 표현으로, For a minute과 For a while은 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처음에 캐나다에 왔을때, 일하던 직장에서는 잠시도 자리를 비우면 안되는 곳에서 일을 했어서, 같이 일하던 직장동료에게 나 대신 자리를 지켜주십사 양해를 구하고 잠시 화장실을 다녀와야 했다. 그래서 Can you wait for a while?이라고 진짜 여러번, 하루에 한번이상 물어봤던 것 같은데, 나중에 그 동료가, "사실 while은 몇일 정도야, 너가 처음에 While 이라고 해서 내가 조금 놀랐는데, 음 외국인이니까 그럴수 있지 라고 생각했다"고 말해주어서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리던지? 그렇게 배워가는 거라고는 하지만, 외국에 살면서 영어로 나도 모르게 실수를 하면 가르쳐주는 사람이 너무 고맙고, 계속 실수해 온거 생각하면 밤에는 침대에 누워 이불킥을 한다. 그래서 몇분 정도 자리를 비울 때는 꼭, For a minute 이라고 해주어야 한다는 진한 가르침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