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오기 시작한다

DAY 6

슬슬 반응이 오기 시작한다

이별에 시큰둥하고 밍밍했는데 슬슬 억울해지기 시작했다

한가지 감정이 올라오기 시작하니 가라앉았던 흙탕물을 건드리듯 여러가지 감정들이 스믈스믈 올라오기 시작한다


오늘의 메인감정은 «억울함»이었다


내사랑은 왜 늘 이 모양일까

매번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다른 유형의 남자들을 만났는데 결과는 늘 무관심과 방치로 끝난다

연애의 특성이 그런건지 내가 그리 만드는건지 알수는 없지만 같은 결과가 반복되니 다음 연애가 무섭기까지 하다


꼬실때는 기침만해도 안쓰러워 안절부절하던 사람이 익숙해지니 귓구녕이 막힌사람처럼 소리를 못듣는다


시시콜콜한 얘기에도 반짝이던 눈은 이제 앞만보고 간다

마주본게 언제인지 생각도 안난다


사소한 머리핀 하나만 봐도 못사줘서 안달내던 사람이 스키장갈 돈은 있어도 나랑 저녁먹을 돈은 없댄다

누가보면 파인다이닝이라도 사달란 줄 알겠네


나랑 데이트 할 시간은 없어도 회사사람과 새벽까지 술은 마시고 내가 약속이 있어 늦어도 걱정문자 없는 시람이 신입여직원 회식 귀가길까지 걱정을 해준다


그때 헤어졌어야 했는데 그 놈에 정이 뭔지 그냥 별뜻없는 매너였다는 말이 믿고 싶었나보다

그때 헤어졌다면 적어도 그 사람이 미안한 맘이라도 가지고 죄책감으로나마 내가 존재했을텐데 시기를 놓쳐 권태라는 감정에 주인공으로 남은게 억울하다

운동을 하다 작은 과일가게를 지나간다

가게안에는 노부부 두분이 다정하게 귤을 까먹으며 난로를 쬐고 계신다


내가 바란건 진짜 안정감있는 내편 그거 하나였는데 그 하나가 내 인생엔 없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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