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면 떠오르는 돈가스에 대한 추억

경양식 돈가스를 처음 맛 본 날의 추억

by 꿈소담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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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에 표시되어있는 빨간색 숫자, 5월 5일 어린이날!

매해 어김없이 찾아오는 날이고, 우리 집 두 아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이다.

일정표를 보기 위해 들춰 본 다음 달 달력에서 빨간색 숫자 5가 유난히 빛이 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요즘이지만 다가오는 어린이 날에는 무엇을 해야 하나

벌써부터 고민이 된다.

어린이날은 4살. 9살 아이에겐 더없이 기분 좋은 날이지만,

엄마가 되어버린 나에겐 씁쓸한 추억과 돈가스가 생각나는 날이다.


기억을 더듬어 가보면,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돈가스라는 음식을 맛보았다.

그날은 다름 아닌 어린이가 가장 좋아하는 어린이 날이었다.

오후쯤 엄마는 오빠와 나에게 말없이 외출복을 입혀주셨다.

물론 엄마도 깔끔하게 차려입으시고 약간의 화장도 하셨다.

그렇게 우리 세 사람은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갔다.
내려보니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이었다.
엄마손에 이끌려 어딘가로 들어갔다.
그곳은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그날 엄마가 시켜주신 메뉴는 돈가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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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돈가스가 나오자 난생처음 눈으로 본 돈가스의 찬란한 비주얼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우와~~~" 나의 입에서 먼저 소리가 새어 나왔다.

내 앞에 놓인 접시엔 커다랗고 동그랗던 돈가스와 야채가 아주 이쁘게

담겨 나왔고, 수프도 함께 나왔다.


늘 우리 집에서 보던 밥상과는 달랐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엄마가 잘라주신 돈가스를 한입 베어 물어보니 좀 생소한 맛이긴 했지만

그동안 맛 본적 없던 색다른 소스 맛에 입맛이 당겼다.

보기만큼이나 정말 맛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어려운 환경이었던 우리 집은 외식을 거의 하지 않았다.
일 년에 한두 번 고기뷔페에 가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런 고급 레스토랑이라니... 좀 얼떨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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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이라 그런지 레스토랑 안에는 가족끼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아빠 없이 온 것이 나는 내심 아쉬웠다.
남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우리 테이블...

어린이 날의 신나는 분위기도, 화기애애한 가족의 분위기도 아닌

그저 남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게 좀 속상했다.
오늘은 어린이날이 아닌가...?
오늘 같은 날엔 아빠가 함께여야 하는 게 당연한 것 같은데...

결국 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그 시간까지도 외출한 아빠는 들어오지 않으셨다.

다 이유가 있었겠지만 무척이나 서운한 마음을 안고 잠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나는 이제 30대 후반 두 아들의 엄마가 되었다.

4살, 9살인 두 아들과 함께 외식을 자주 한다.

특히나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 생일은 빠지지 않는다.

외식을 할 때면 돈가스는 인기 좋은 메뉴 중 하나이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도 잘 먹는 메뉴라 외식을 할 때면 자주 돈가스를 먹는다.


가끔은 돈가스를 먹다 보면 내가 처음 맛보았던 돈가스가 생각나곤 한다.

어린 시절 내가 먹어본 것은 경양식 돈가스였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간혹 맛집을 찾아가야만 먹을 수 있는 그 돈가스의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내 기억 속 처음 맛 본 돈가스는 신기하고도 맛있었다.

정확히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내 입맛엔 딱 이었다.
하지만 그날 아빠 없이 엄마, 오빠와 먹었던 돈가스의 기억은 늘 한쪽 가슴에 허전하게 남아있다.
곧 다가올 어린이날의 빨간색 숫자를 보니 아빠의 빈자리가 참 크게 느껴졌던

그날 그 돈가스를 먹었던 나의 추억이 다시 한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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