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첫째 아이가 내게 와서 물었다. “엄마는 꿈이 뭐야?” 8살 아이의 물음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렸을 적 말하던 꿈은 그저 괜찮은 직업군일 뿐이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꾸던 꿈은 결혼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나는 꿈이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꿈을 꿀 겨를이 없었다. 나는 그동안 두 아이 육아를 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만 생각하며 지냈었다. 하루 온종일 집안일과 육아로 24시간이 모자를 정도였다. 하루하루가 벅차고 힘들 기만했다. 육아를 하는 동안에는 ‘나는 엄마니까... 나는 할 일이 많으니까... 나는 시간이 없으니까...’라는 생각들을 하면서 무수한 핑계들을 늘어놓았다. 귀찮음을 핑계로, 피곤함을 핑계로 ‘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무기력한 삶을 살았다.
그런 나의 삶이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자 변화하기 시작했다.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서, 배움을 통해서 그동안의 힘들었던 육아가 내가 할 수 있는 하나의 일이 되어 돌아왔다. ‘엄마라서 하지 못 한다’ 생각하며 보냈던 그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엄마여서 할 수 있는 일!’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배움을 통해 책을 쓸 수 있는 용기를 얻었고, 책을 쓰려고 나 자신을 뒤돌아보니 나의 힘들었던 육아 속에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영향력이 담겨 있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엄마의 위치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고, 꼭 엄마여야만 할 수 있는 정말 나다운 작가라는 꿈을 찾은 것이다.
아이가 다시 물었다. “엄마는 하고 싶은 게 뭐야?” 나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엄마는 작가가 될 거야. 책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게 엄마의 목표이자 꿈이야. 그래서 엄마는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고, 틈틈이 글을 쓰고 있어.'' 뜬금없는 아들의 질문에 당당히 대답을 해놓고 보니 내 대답은 곧 지켜야 할 꿈이 되어있었다. 아들과의 약속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루를 시작하고 내가 하는 모든 일, 하루를 끝내며 되돌아보는 나의 오늘...”
꽉 채운 나의 일과가 피곤과 함께 몰려오지만 그로 인해 내가 성장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나는 지금 내가 해놓은 그 모든 것들을 기록하고 있고, 그 기록은 내 변화의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다. 나의 포트폴리오가 다른 누군가에게 본보기가 될 어떤 희망이 가져본다. 그렇게 나는 지금도 작가의 꿈을 꾸고 있고, 그 꿈을 향해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 ‘내가 걷는 이 길이 내 인생 최고의 길이다.’라는 생각으로, 내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내 발걸음을 옮기는 중이다. 그렇게 열심히 배우다 보니 조금씩 깨우치기 시작했고, 보는 눈이 달라지고, 느끼는 감정의 변화가 생겼다. 일상 속 작은 변화와 함께 나 혼자 하는 나만의 글쓰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성향이 도시에서의 생활과 맞지 않다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생활 터전을 바꾼다는 것이 용기가 나지 않았는데 첫째 아이의 농촌 생활을 통해서 희망을 보게 되니 움직여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나는 아이들과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더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새로운 곳에서 나는 내 꿈을 향해 글을 쓰고, 늘 그랬듯 육아를 할 것이다. 아이들은 좋은 공기를 마시며 건강하게 잘 커줄 것을 믿는다. 아이와 나의 성장이 함께 묻어나 올 그 삶이 기대된다. 새로운 곳으로의 도전이 두렵지 않다. 아이의 행복도 지키고, 엄마의 꿈도 이뤄나갈 수 있는 그런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나는 아이들과 함께 떠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엄마라는 위치에서 아이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나라서 좋다. 엄마라서 아이와 함께 나아갈 수 있음이 감사하다. 100세 시대! 아직 많이 남은 나의 삶과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해 꿈을 꾸며 함께 나아갈 수 있어서 좋다. 엄마라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