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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유리 Apr 19. 2017

세련된 긴장감 입기, 운동

무심한 스타일(effortless style)은 보이지 않는 노력의 결과

나는 긴장감을 옷으로 표현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는 하나 사실 긴장감을 옷으로 표현하지 않고도 멋스럽기란 쉽지 않다.


언젠가 패션잡지에서 레깅스, 플랫 슈즈, 스니커즈를 착용하는 긴장감 없는 패션 트렌드로 자신의 느슨함을 온몸으로 합리화하는 애 엄마들에게 제발 긴장하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글을 쓴 에디터의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에디터의 말처럼 펜슬스커트에 실크 블라우스 갖춰 입고 스틸레토 힐을 신는 것이 그 긴장감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언젠가 친구를 기다리며 백화점 식당가에 앉아, 내 눈 앞을 지나는 여성들을 가만히 관찰한 적이 있었다. 그녀들을 보고 있자니 다양한 방식의 긴장감과 느슨함이 교차하는 게 흥미로웠다.


어떤 여성은 마른 몸에 수많은 다트로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한껏 표현해주는 드레스를 입고 스틸레토 힐에 샤넬 2.55백을 둘러주었고,


어떤 여성은 마른 몸에 헐렁한 옷을 매치하여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어떤 곳에서 수많은 땀을 흘려가며 만든 근육이 주는 몸의 긴장감만 은근히 보여주었고,


또 어떤 여성은 통통한 몸에 타이트한 옷을 매치하여 지금 여기선 긴장하고 있지만 지금 여기가 아닌 어떤 곳에서는 긴장하고 있지 않았음을 드러내고 있으며,


또 어떤 여성은 몸도 옷도 전혀 긴장하지 않은 편안한 차림이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건, 두 번째이다.


몸에서는 평소 근육을 부지런히 만들어온 긴장감이 표현되면서도 옷에서는 편안함을 표현하면 그렇게 멋스러울 수가 없다.  


박시한 핏의 원피스를 입더라도, 흰 면 티 하나 입더라도 잔잔한 근육이 그 사람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살짝 보여준다면 난 그 사람의 룩이 멋있어 보일 수밖에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요즘 패션계에서 종종 회자되는 무심한 스타일(effortless style). (직역해서) 그 노력없는 스타일이라는 것이 운동이라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뒷받침될 때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운동하며 땀 흘리는 것이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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