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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유리 May 30. 2017

‘멋냈네’와 ‘멋있네’

'어울리는 옷'과 '원하는 옷'


내가 지인들에게 정말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


저에게는 어떤 옷이 어울릴까요?

나는 절대 그 질문에 즉답하는 법이 없다. 어울리는 옷보다는 원하는 옷을 입어야 그 옷을 사서, 오래 품으며, 입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나는 묻는다. 


어떤 옷을 입길 원하세요?

그러면 답은 한결같다.


 싸고 괜찮은 옷이요.

싸고 괜찮은 옷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조용한 말괄량이'인 내 기준에서 싸고 괜찮은 옷을 갖다 드리면 다른 새로운 기준을 읊을 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떤 옷을 입기를 원하는지 질문해본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명확한 답을 갖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러니 매장에서 점원이 ‘어울린다’고 권하는 옷을 받아들고 오지만, 집에 와선 ‘이상하다’며 방치한다.


우리는 원하는 옷을 입는 것에 상당히 겁을 낸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성향이 옷에서 매우 극도로 나타나는 것이다. 사실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우리는 어릴 때부터 스스로 질문할 권리를 박탈당하며 살아왔다.


오죽하면 자신이 원하는 색상을 스스로 파악하고 찾아서 입을 생각을 하지 않고 그 비싼 돈을 주고 1회성 컬러 진단을 받을까. 


나는 컨설팅을 진행할 때 '어울리는 것'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본인의 취향을 드러내는 것을 참 어색해 하신다.


그래서 내가 내드리는 숙제가 버킷리스트, 나만의 곡, 왠지 끌리는 룩, 왠지 끌리는 배색이다. 처음에는 약간 헤매기도 하지만, 결국 나의 질문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것'의 실체가 명확해진다.


물론 난 무턱대고 그분이 '원하는 것'을 권하지는 않는다. 


'원하는 것'을 당사자의 외모와 조화를 이루도록, 그래서 원하는 것을 스타일리시하게 매치하도록 돕는 것이 내 일이다.


'원하는 것'을 당사자의 외모와 어울리게 매치한답시고 당사자의 외모와 너무 같은 방향으로 권하면 내가 늘 경계하는 투머치가 발생하기 딱 좋다.


내가 쇼핑장소에 가면 점원들이 늘 하는 말이 있다.


“우리 고객님은 얼굴이 여성스러우시니까 이런 스타일이 잘 어울리실 거예요.”


‘어울린다’는 말은 내 외모와 동질성을 띈다는 말을 의미할 때가 많다. 그러니 가볍게 무시하기를 권하고 싶다. ‘어울린다’에 굴복하여 옷을 입다보면 '멋있다'가 아니라 '멋냈다'가 되기 딱 좋다.

 

'멋냈다'가 아니라 '멋있다'가 되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자신의 외모를 돋보이도록 '반대의 법칙' 등 스타일링의 네가지 법칙을 적용시켜 조화롭게 입으면 된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리시함을 입었다는 확신과 아우라는, ‘오늘 멋냈네’가 아니라 ‘오늘 멋있네’라는 감탄사를 유발한다. 


싸고 좋은 옷은 자신이 원하는 것과 스타일링의 법칙을 확실히 알고 있을 때 비로소 자기 눈에 보이는 법. 


장담컨데,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평소 치열하게 묻고 답하기만 해도 일 년에 버리는 옷값 100만원은 아낄 수 있다.





['건강한 의생활'  패션힐러 최유리의 '오늘 뭐 입지?']

1부. 알짜 기본 아이템 스타일링 방법

2부. 옷장 속 잠자는 옷 살리는 스타일링 방법


세상에서 하나뿐인 내게
선물하는 진짜 한정판

                                                                                                        - 패션힐링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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