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에서 자본주의를 경험하다

가치 있는 소비를 알려줘야지

by 파파북쓰

지난 주말에 아들과 에버랜드에 다녀왔다.

키가 140cm를 넘으니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많이 생겼다. 티익스프레스, 챔피언쉽로데오, 허리케인, 더블락스핀 등 모든 놀이기구를 즐겼다.


어릴 때는 연간이용권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놀러 왔는데, 코로나가 끝나고 학교를 가면서 놀러 갈 일이 없었다. 몇 년 만에 방문이었고 앞으로 언제 올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전날 이용권을 예매하면서 'Plan-it 3'도 예매했다. Q-Pass처럼 줄 서지 않고 들어갈 수 있는 티켓이다.

티익스프레스는 시간을 예약하고 나머지 두 개는 아무 때나 이용할 수 있었다. 금액적으로 부담은 됐지만, 또 언제 방문할지 모르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서 예매했다.


당일 사용을 해보니 정말 편했다. 티익스프레스는 기본적으로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우리가 방문한 날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Plan-it 3를 사용해서 바로 탈 수 있었다. Q-Pass 전용 통로로 올라가는데 살짝 짜릿함을 느꼈다. 동시에 자본주의의 힘을 느꼈다. 돈으로 시간을 산다는 말을 몸소 체험했다. 남들은 돈 대신 시간을 사용했고, 나와 아들은 시간 대신 돈을 소비한 거다.


생각해 보면 시간을 돈 주고 사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배달 앱, 청소 대행, 장보기 서비스 등을 통해 일상에서 돈 주고 시간을 사고 있다. 익숙해서 느끼지 못할 뿐이었다.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에버랜드에서 확실히 체험을 했다. 누군가는 돈을 주고 시간을 사고 있고, 누군가는 시간을 주고 돈을 벌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이치라 생각한다.


Plan-it 티켓으로 시간을 3시간 가까이 샀다. 덕분에 다른 놀이기구를 더 탈 수 있었고, 티익스프레스는 두 번 탔다. (나는 한 번만 탔다. 무서워서..ㅎ) 평소에는 배달비를 아끼려고 웬만하면 직접 픽업을 한다. 청소 대행은 써본 적이 없다. 시간이 없을 때만 온라인으로 장을 본다.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걸 대신할 만큼의 여유로운 자본이 없기 때문이다. "돈이 없으면 이 시간도 못 사는 거네?" 하는 불편한 진실에 슬픈 생각이 들었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돈=해결'이 아니라 가치 있는 시간을 위한 소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낄 땐 아끼고 써야 할 땐 쓴다면 가치 있는 소비가 되지 않을까. 아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Plan-it 티켓을 구매한 것처럼 말이다.

에버랜드-농구게임-인형뽑기.jpg

저녁까지 놀이기구를 타고 집에 가기 전에 게임도 했다. 농구해서 한 골만 넣으면 인형을 주는 거다. 평소 같으면 하지 않았겠지만 이 날은 아들과 추억을 위해 해봤다. 자주 올 수 없다면 왔을 때 기억에 남을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아들 몸보다 큰 인형을 뽑았고 나와 아들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농구공이 들어갈 때 짜릿함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런 게 가치 있는 소비라고 생각을 한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다. 어쩔 수 없는 사회라면 이곳에서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아이들에게도 알려줘야겠다.


<에버랜드에서 유용하게 사용한 폴딩 의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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