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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rikim Nov 15. 2022

그리지 않아도 디자인은 할 수 있다

이경민 < 일단 해보라구요? UX > 독후감인데 산으로감

많이 배우고 경험해야겠다. 길을 잃은 내가 글로 내 감정을 토해내며 느낀 건 이게 전부였다. 이러다 정말 디자이너가 아닌 다른 일을 하게 될지라도 그 길이 재밌는 여정이라면 상관은 없었다. 아무튼 무언가 배워야겠는데, 그래도 역시 UX가 궁금했다. 출간된지 꽤 된 책이었지만 앉은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가벼운 두께에 얼른 집어들었다. 


UX ? UI ? GUI ? Product ?

그래, GUI는 뭔지 알겠다.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잖아. 


그래픽(graphic, 문화어: 도형처리, 도형학, 그라픽)은 그리스어 낱말 γραφικός (그라피아)에서 온 것으로, 상품화, 정보 제공, 일러스트레이트,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벽, 캔버스, 컴퓨터 화면, 종이, 돌과 같은 어떠한 표면에 보여 줄 시각 표현이다. 이를테면 사진, 드로잉, 라인 아트, 그래프, 다이어그램, 타이포그래피, 숫자, 기호, 기하학 디자인, 지도, 도면, 기타 이미지를 들 수 있다. 그래픽은 이따금씩 문자열, 일러스트레이션, 빛깔을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픽 디자인은 다른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책, 브로슈어, 포스터, 웹사이트와 같이 타이포그래피 자체만의 섬세한 선택, 제작, 배열을 이루고 있다. 그래픽은 기능적일 수도 있고 예술적일 수도 있다.


그래픽은 이거야! 무언가 도형, 드로잉 등 시각적 언어로 정보를 표현하는 것. 그럼 인터페이스는?

inter랑 face의 합성어인데 어원이 궁금해졌다. 내가 길을 잃을때 자주 사용하는 법이다. 사전에 의해 곡해없이 그 단어의 정확한 뜻을 인지하는것. 성공이 뭔데? 라는 질문에 성공하지 못한 인생이 될까 전정긍긍하던 그 때에도 사전에 그 뜻을 검색해보는 안정을 찾게 되었었다.


interface (n.)
1874, "a plane surface regarded as the common boundary of two bodies," 
(1962) and the computer sense "apparatus to connect two devices" is from 1964.
As a verb from 1967. 


두 물체의 공동경계란다. 디바이스 두개를 연결하는 장치가 인터페이스다. 구글에 번역하면 상호작용, 인터페이스라는 외래어의 사전적 정의는 첫째, 서로다른 두 장치를 이어주는 접속장치.  둘째, 인간과 컴퓨터 사이를 이어주는 키보드나 디스플레이 따위. 


그럼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GUI)는 시각적 언어로 정보를 표현해, 두 장치나 두 bodies를 이어주는 매개체다. 요즘은 GUI나 UI말고 UX가 대세라던데 과연 그런가. interface의 역할이 복잡해짐에 따라 GUI는 그 기능에 따라 단순화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시각적 언어로 표현되는 모든 프로덕트디자인의 계획안에는 GUI가 포함된다.


UI는 위에서 G가 빠진 것인데, graphic을 빼부럿네. 컴퓨터그래픽을 사랑한 나는 서운해진다. 허나 시각적 인 모든 방식은 graphic을 함축하기 때문에 좌절하긴 이르다. 그러면 진짜 gui에서 멀어지기 시작한 ux는... graphic도 아니고 interface도 아닌데 어쩌자는걸까. ux 는 user experience, 사용자의 경험일 뿐인데 이걸로 뭘 어쩌자고 다들 UX에 열광하느냐는 거다. 결국 우리는 UX에 대한 연구를 해 (G)UI를 구성하는게 맞다. 디자인하지 않고 구성이라는 말로 거리감을 둬보지만 design의 또 다른 뜻이 구성이라는 점. 

책에서 언급된 자동차에서 사용되는 음성기반 UX의 경우 시각적 언어가 아닌 청각적 언어를 사용하기때문에 이 부분부터는 정말 graphic과는 안녕이다. 다행스럽게도 책에는 아직 큰 화면을 유지하고 있는 차량의 시각적 언어와 청각적 언어의 공유를 통한 디자인에 대해 중요하게 설명했다. 조금 갈길이 멀어보이지만 여기까지는 아주 재밌게 읽었는데 뇌과학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지 다시금 암담해졌다.



뇌과학과 선제적 대응기술.

책에서는 내가 생각만 하는 것 만으로도 글씨가 타이핑되는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참을 퍼소나를 설정하고 고객여정지도를 작성하고,  니즈에 대해 조사하고 아 고객들은 이런 불편에 대해 이렇게 반응하고 이렇게 이 버튼을 누르게 될꺼야! 라고 소설을 쓰는 사이에, 뇌과학은 너무나 발전해왔다. 고객이 생각만해도 그걸 읽어내고 UX가 벌써 도출된다. 책에서 작가도 비슷한 감정에 사로잡혔지만 그래도 인터페이스는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나역시 이점에 대해서 공감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게 마음이 편하기도 하지만, 뇌에서 읽어드린 정보의 체계와 UX로 해석해낼 두개의 bodies사이에 Interface가 더욱이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말만들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뇌과학의 천문학적인 정보의 체계를 일반인이 과연 읽어낼 수 있을까. 그 사이를 인터페이스가 친절하게 뇌과확을 통해 연구된 결과물이 필요한 사용자에게 안내를 해야한다. 그 재료가 다시 UX를 분석하고 연구하는데에 사용되고, 다시금 그 아웃풋들은 뇌과확이 인류와 가까워질수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운명의 수레바퀴같은건가...)


선제적 대응기술은 UX와 우열을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UX를 계획할 때 설정하는 퍼소나의 경우가 그렇다. 퍼소나를 실존인물로 설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황을 위해 가상으로 만들어진 인물인 경우도 있고, 이 인물이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어떤 문제와 그 해결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라는걸 고민하는 UX디자이너들은 매일같이 해오고 있다. 다만 트렌드2023에 언급되는 선제적 대응기슬은 인공지능과 결이 더 맞는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뇌과학과는 다르게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다. 알파고가 거의 모든 수를 배워 수를 예상했지만 한가지 학습되지 못한 수 때문에 이세돌에게 패한 것처럼, 인간이 경험을 바탕으로 한 변수에 대한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물론 최근의 뉴스는 조금 다르지만 글의 맺음을 위해 잠시 못본걸로 하겠다.

결국 UX를 위해 설문 등을 통해 지표를 모으는 것이나 인공지능을 통해 선제적인 UX를 구축하는것은 비슷한 줄기에 놓여있다 하겠다.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도 넓은 범위에서 보면 UX의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날씨가 추운날에는 내가 집에 도착하면 별다른 인터페이스 없이도 난방을 한다던가 하는 등의 요즘은 보편화된 UX 개선을 할때에 선별된 질문과 지표를 넓힌 설문을 통해 30대 여성의 생활패턴을 판단하고, 그에 따른 변수를 입력하거나, 이미 학습된 인공지능을 이용하던가의 차이다. 변수가 많을수록 정확한 UX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UX디자이너를 꿈꾼다면 당연히 인공지능에 대한 공부가 당연히 필요해보인다. 


조금 다른 최근뉴스에 대한 글은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AI타임스 GPT-4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http://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5470

아주 적은 변수만 가지고도 원하는 정보를 찾아낸다거나, 다중감각인 뇌와 아주 유사한 환경까지 구사하는 open api들이 연구중에 있으며 이미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시각적 언어가 필요없는 사운드 UX.

이 부분도 그저 그리는 일에만 취중한 내 머리를 때리는 말이었다. 시리야~ 노래 틀어줘~ 같은 사운드 UX역시 자동차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발전하고 있다. 다만 입력자체는 마이크와 같은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소리를 이용한다고 쳐도 결과 값으 도출은 비주얼이 필요할 수 있는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영원히 자동차에서 시각적 UX가 사라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이 길안내인데, 물론 운전할 때에는 네비게이션을 보는 것 보다 소리에 의존해 전방을 주시하는게 좋지만 HUD만 이용해도 전방을 주시하면서 네비게이션을 확인할 수 있고, 시각적 UX가 필수적인 부분이라 하겠다. 

사운드 UX시장의 성장과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보는것도 UX디자이너라면 해야할 일로 생각된다. 내 기침소리만 듣고도 가까운 병원에 예약을 잡아준다면, 너무 스윗할것 같다. 게다가 택시까지 불러준다면?



글을 잘 쓰는 디자이너.

책 속에 등장하는 무척이나 대단한 커리어를 가진 UX전문가에게도 목표가 있었다. 아니 그정도면 다 이룬 것 아닌가요? 라고 생각했으나 명확했다. 글로 UX를 설명할 수 있는 힘이 있는 UX디자이너가 되고자 했다. 문자라는 인터페이스가 얼마나 위대한지 설명하는 간단한 방법은 영어공부다. 아주 어린 미취학 아동부터 다 큰 성인들까지 우리는 영어공부에 목을 맨다. 이미 사진으로 찍기만하면 모든 언어가 번역되고, 말만 하면 다 통역해주는 세상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영어가 하고 싶다. 영어라는 인터페이스를 다룰 줄 알게 되면 그 인터페이스를 쓰는 모든 상황에서 유리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이라는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유저들이 유연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애플페이의 빠른 출시를 기원합니다. 내 지인들 중에 삼성폰으로 넘어간 대다수가 그 인터페이스를 유지하려고 하는 데에는 삼성페이라는 결제의 상황이 압도적이었다. 물론 단순 언어를 배우는 것과 글을 잘 쓰는 일은 조금 결이 다르지만, 타인과 공용으로 사용하는 인터페이스를 잘 다루는 것은 큰 힘이 된다. 

아이폰도 안써, 삼성폰도 안써, 폴더폰을 쓰는 사람들 모두, 대한민국에서는 한글을 쓰고 내가 누군가의 편의를 위해 UX를 기획할 때에 그 모든 성격과 업종의 사람들을 같은 바운더리로 묶는 수단이 글이 될 것이다. 버튼을 만들지 않아도 내 감정을 전달하고, 내 생각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이 글에 있다고 생각된다. 

순간 이런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UX디자인을 제일 잘 할수 있는 사람은 소설가 아닐까? 가상의 인물이 설정되고 한두가지의 문제상황에만 놓이는게 아닌, 퍼소나의 인생 전반 수년에 걸친 주인공 경험을 분석하고 있다. 글로 그 사람에게 이입시키고 경험을 하게 만드는 문학작품의 힘의 위대함을 이렇게 또 느끼고야 말았다. 



가벼운 책이라 생각하고 훌훌 읽어내었는데, 내 머릿속은 다시 꽉 차고야 말았다. UX도 중요한데 말이에요.

내 인생이라도 미리 경험해 볼 수 없을까요?


오늘도 나는 길을 잃는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신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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