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로 살아남기
나는 원래 재밌는 일만 한다. 재미없는 일은 아예 안한다. 허나 또 금방 흥미를 붙이는 편이기도하고 과몰입도 잘하는 편이다.
이직한 회사에서는 브랜딩 전반에 대한 일을 한다. 브랜드에 어울리는 색을 내가 지정하기도하고, 카피를 쓰기도 한다. 어울리는 키비주얼을 제안하기도 한다. 근데 오프라인샵을 운영하는 현 직장의 특성상 현장이 존재해서 변수가 많다. 컴퓨터 밖에서 일을 더 많이 하고 그게 가장 힘든 부분이다. 실제로 내가 프로그램으로 디자인하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그 일은 업체에서 많이 가져가서 해결해주지만 결과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져야하는 부분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된다.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마감에 대한 체크를 하고 업체와 일정이나 스펙 견적조율을 한다. 현장에서 발생할 이슈를 미연에 방지한다. 내가 브랜딩한 오프라인샵은 프랜차이즈화 되어있으며 현재도 오픈준비중이다.
처음엔 내가 이런 것까지 해야하나?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흥미를 붙이고 해내었더니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멋진 사람이 되어있었다.
수도권에 있는 여러 매장이 오픈할때면 모두 내가 주도적으로 디렉팅한다. 브랜드의 색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조화로운 조형을 제안하고, 현장여건에 맞는 대안을 제시한다. AB테스트가 어려운 현장의 특성때문에 무척이나 부담되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만 고민끝에 내린 결정이 옳은 방향을 향할 때 이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
현장의 재미도 좋고, 사무실에서 현상에 대해 분석하는 마케팅 업무도 재밌다.
어디로 이직했어도 나는 잘 다녔을꺼라고 생각은 하지만 현재로써는 지금 회사가 너무 재밌다.
회사는 내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겠지만, 회사에서 내 손으로 이루어낸 성과는 내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