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디자이너란 무엇일까, 나는 누구일까.

직업적 고민

by yurikim

근래 Ai기술의 급진적 도입으로 디자이너가 필요하느냐는 의문을 갖는 목소리가 크다. 그렇다면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디자이너라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어떤 일을 하길래 필요가 없다는 것일까. 먼저 디자인의 정의와 보편적 디자이너의 직무영역에 대해 고민해보기로 했다.

[사전적 정의]

형태와 기능을 계획하고 해결책을 만드는 행위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 계획과정

미적, 기능적 목적을 가진 시각화와 실현

→ 어떤 미적 형태와 기능으로 해결할지 계획하고 실현하는 일을 디자인으로 정의하고 있다.

[어원적 정의]

de+signare : 강조+표시

→ 명확한 시각적 결과물을 계획하는 행위로 해석된다.

Designo : 스케치+개념

→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지적 행위로 해석된다.

[시대적 정의]

19세기 : 예술활동과 분리된 대량생산 설계

20세기 : 기능적, 공학적 설계

21세기 : 문제해결, 지속가능 설계

→ 시대의 변화에 따라 디자인의 방향도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세가지 구분의 정의를 종합해보면 시대가 요하는 문제를 계획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설계과정을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이너에게는 문제 해결을 위한 설계과정 전체를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고 문제의 종류에 따라 결과는 단순한 이미지나 영상파일이 될 수도 있으며, 크게는 숫자와 같은 실물 자산과 사용자의 경험축적과 같은 무형의 자산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직무와 마찬가지로 역량에 따라 첫단에서 필요한 조사활동을 돕거나 끝단에서 작은 이미지파일을 만드는 일을 한다. 요즘에는 연차와 역량이 비례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물리적 시간축적 연차에 따라 업무 범위가 나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설계과정 전체를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위에 살펴본 정의의 ‘디자인을 한다’ 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여 깊이가 있는 디자이너는 시각적 결과물이 필요한 모든 영역의 문제해결을 주도적으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서비스, UX, 인터렉션, 정보, 오퍼레이션 등 시각적 결과물이 없는 실행도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둔다면 디자인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니 ‘문제해결’이야 말로 디자이너가 맡은 근본적 수행업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첫 문장으로 돌아와 Ai 기술의 발전으로 대체될 수 있는 디자이너의 ‘일‘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현시점 기준 Ai가 해내고 있는 일의 전부를 나열하려면 끝도 없겠지만, 이미 많은 회사에서 ai관련 직무를 도입하고 채용하고 있을 정도로 다양한 일을 대신 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인 내가 느끼는 정도는 속도를 내거나 시간을 단축해주거나 빠른 검토를 하는 정도이다.

다음은 내가 외식브랜드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며 ai를 사용하는 방법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종류’에 따라 나열한 것이다.



[판매 촉진을 위한 제품소개서 제작]

자료취합 및 정보의 구분, 재배열 → 다양한 형태로 분산되어 있는 파일을 엑셀이나 워드파일로 통합하고 재정렬해 제품의 종류별 정보를 하나의 통일된 표에 맞게 기입할 수 있다.


편집에 필요로 하는 자사 제품의 분위기를 담은 카피제안 → 보기 좋은 정렬에 대한 단어수를 제한하고 필요로 하는 내가 원하는 분위기와 목적을 요청해 다양한 카피제안을 받을 수 있다.


모자란 정보의 재가공을 통한 새로운 수치 확인 → 정보파일의 내용을 토대로 다른 규격의 수치 확인 및 데이터 파일을 내보내기 할 수 있다. (가로세로높이 형태의 수치를 cbm형태로 변환함)

위 업무는 소개서기획의 활동으로 대다수의 현업 디자이너는 위와 같은 일을 ‘문제해결’을 위해서라면 함께 해낼 수 있다. 그리고 chatgpt의 도움을 받아 기획업무에 동반되는 보조업무를 맡겨 진행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실물 소개서가 필요한 경우엔 업체 견적서 등을 import해서 비교하는 일도 ai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업체의 역량 분석이나 일정조율, 대면미팅 등은 ai로 대체가 어렵다.


[브랜드 경험확장을 위한 소스 활용 방안]

이미지 파일 소스의 모션 적용 → 간단한 움직임은 img2vid를 통해 적용할 수 있고, 활용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이 방법이 적절한지, 만든 소스를 활용할지 말지는 ai가 정할 수 없다. 또 활용했을때 문제 해결(경험확장) 이 되었는지는 리뷰가 필요하다. 이미지를 영상화 하는 일은 얕은수준의 문제 해결일 뿐이다.



[고객유입 목적 신제품 시각적 표현 다변화]

입체적인 신제품 표현을 위해 다양한 화풍생성 → 생성형ai 활용, 프롬프트를 입력해 원하는 화풍으로 재가공


촉박한 일정에 대한 문제해결 방법으로 ai활용을 해야겠다는 결정은 디자이너가 행하였고 화풍의 방향성 설정 및 활용에 대한 내부보고 역시 디자이너가 진행하였다.



[기타 이미지 제작 및 영상 바리에이션]

이미지 보정, 색감 검토, 단순 영상제작 등은 ai로 작업시간을 줄여 제작가능


필요시 적정 툴 활용능력은 디자이너의 재량에 따르다. 컴퓨터 사양에 따라 ai생성보다 손이 빠를 때가 있다.



[체류시간 연장을 위한 텍스트 컨텐츠 작성]

원하는 뉘앙스로 어미 다듬기, 분위기에 맞는 이모지 추가, 링크 등 부수정보 기입시 시간 단축하여 제작가능가능


텍스트도 시각적 산출물이다. 활자가 갖는 분위기를 검토하는 일은 디자이너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 외에도 단순 수치계산이나 복잡한 로우데이터에서 원하는 결과값 찾기 등 일반사무업무 전역에서 Ai를 활용하고있다. 가끔은 업무 스트레스 관리법을 chatgpt에 요청하기도 한다. 그럼 나라는 디자이너는 이 회사에 없어도 되는 것일까?



아니다.

디자이너는 문제 해결을 위해 누가 어떤 작은 문제를 해결해야하는지 판단하고 때로는 직접 행하는 사람이다. 작은 문제해결 (누끼따기, 간단한카피 작성하기, 배경 합성하기, 필요에 따른 이미지 생성하기)를 Ai에게 외주로 줄 수 있고 외주관리를 하는 사람 역시 디자이너이다.

외주관리를 해본 디자이너라면 알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내가 직접 하는 것만큼 리소스가 많이 들어가 효율이 떨어질 때가 있다. 당연히 요즘엔 Ai를 활용해 효과적인 업무 지시를 할 수도 있다. 생성형Ai 활용도 마찬가지로 재생성하고 가공하거나 원하는 결과가 나올때까지 리소스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면 필요가 없다.

이처럼 효율적 문제해결을 위해 Ai기술을 포함한 전방위적 방안을 도모하는 사람이 현 시대에 필요한 디자이너라고 하겠다. 시대의 변화에 대해 연구하지않고 변화할 의지가 없는 사람은 직무 불문하고 누구나 대체될 수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는 디자이너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