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로 살기

by 유림
웃는 달


작년 처음으로 단편 소설을 썼다. 소설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말은 '존재 자체로 충분하다'이다. 네가 엄마이든, 딸이든, 교수이든, 학생이든, 며느리이든, 어떤 역할이 있어도 혹은 없어도 그냥 너 자체로 충분하다고 말하고 싶었다. 추상적이고 모호하기도 한 말을 이야기 속에 녹아내고자 쓰고 고치며 시간을 보냈다. 소설을 쓰면서 나는 존재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졌다.


그즈음 빛살방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빛살방 - 빛을 꺼내는 여정에서 난 참여자들이 자신의 빛을 스스로 볼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다. 빛은 나이고, 빛을 아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을 의미한다. 100명이 있으면 100명의 빛이 모두 같을 수 없다. 사람마다 빛은 다르다. 난 참여자들이 자신의 빛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도구들을 전해주었다. 도구들은 내가 나를 이해하기 위해 실제로 해왔던 것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며 자연스럽게 겪고 발견한 이야기들이다. 빛살방을 통해 나의 존재가 아닌 타인의 존재를 바라보게 되었다.


한 해가 마무리되고 바뀌면서 우리 가족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남편은 과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선택했고, 아이는 어린이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우리는 자연스레 가족의 시간을 재정비했다. 더불어 현재 아이는 어디쯤 있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등 아이에게 필요한 양육에 대해서도 점검하였다. 양육의 끝은 아이가 스스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아이가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할까. 영유아기부터 유아기를 지나 어린이까지,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매번 알다가도 모르겠고를 반복한다. 그럼에도 아이가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타인과 함께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 고민하며 양육한다. 난 자연스럽게 아이의 양육을 통해 한 인간이 존재로 살아가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


소설을 쓰고, 빛살방을 안내하고, 아이를 키우는 경험을 펼쳐놓고 보니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존재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어떻게 나로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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