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려도 다시 돌아오는 사람

by 유림
IMG_8504.jpg 바람


부모는 혼자 살아가게 될 아이에게 돌아올 수 있는 집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다. 아이는 자라서 집을 떠난다. 더 이상 부모의 품에 안기지 않고, 스스로 선택하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러다 지금까지 믿어왔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기도 한다. 관계가 어긋나고 선택이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고, '이게 맞나'라는 질문을 반복한다.


흔들림은 누구에게나 온다. 인생이 뒤집히는 것처럼 크게 오기도 하고, 잔잔한 변화로 지나가기도 한다. 인생 전반적으로 변화를 거의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익숙한 기준 안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은 채 살아간다. 이는 흔들림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깊이까지 내려가지 않은 상태일 수 있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흔들린다.


흔들림 이후 모습은 방향을 잃어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 다시 일어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사람, 잠시 멈추었다가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사람 등 모두 다르다. 이들의 차이는 지나온 시간 안에 있다. 우리는 모두 한 번 자신을 만들어가는 시간을 지나왔다. 누군가는 충분히 안정감을 느끼며 자랐고, 또 누군가는 감정을 표현하고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했고, 다른 누군가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시간을 반복했다. 힘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지나온 시간 속 반복된 경험이 몸에 새겨지면 힘이 만들어진다. 돌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은 흔들림 속에서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 몸에 남은 감각은 기준이 되어 사람을 다시 자기 자리로 데려온다.


존재로 자라게 한다는 것은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아니다. 앞으로 겪게 될 수많은 흔들림까지 포함하는 일이다. 아이가 흔들려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힘을 남기는 것. 그것이 존재 육아가 향하는 방향이다.


시작은 생각보다 단순한 감각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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