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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쉬의 인사이트 Jun 15. 2021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속
PPL의 경제효과

기업은 자사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판매, 홍보 전략을 세운다. 그 방법은 직접적인 것부터 간접적인 것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여러 플랫폼에서 알게 모르게 홍보성 콘텐츠를 접하게 된다. 특히 텔레비전과 같은 영상매체를 통한 광고는 시각적이고 반복적이기 때문에 기업이 선호하는 전략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렇다 보니 계속되는 논란에도 PPL은 지속적으로 이용되고 있고 점차 과감해지기까지 한다.


PPL, 어떤 규정이 있나


PPL(Product Placement)이란, 직역하면 '제품 배치'란 뜻으로 필요한 위치에 제품을 갖다 놓은 것을 의미한다. 방송가에서는 상품이나 상표 등을 프로그램 안에서 노출시키는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PPL은 노출된 제품의 인지도, 매출에 직접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선호할 수 밖에 없는 마케팅 수단이었으나, 사실 국내 방송에서는 2009년까지만 해도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그러나 2010년 1월 방송통신위원회의 허용 조치 이후 소품 대여 개념으로 시작된 것이다.

2015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간접광고 매출액은 2011년 174억 원, 2012년 262억 원, 2013년 336억 원, 2014년 414억 원으로 해마다 10~20% 꾸준히 증가해 왔다. PPL이 작품의 질을 저하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가이드라인도 존재한다. 간접광고의 크기는 화면의 4분의 1을 초과하지 않아야 하며, 방송 시작 전에 미리 자막으로 표기해 시청자가 광고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방송에서 간접광고를 하는 상품을 언급하거나 구매, 이용을 권유해서는 안된고, 시청자의 시청 흐름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PPL의 Good & Bad 사례


이러한 가이드라인에도 여전히 많은 PPL이 작품의 몰입을 방해하는 노골적 등장으로 시청자의 반감을 사고 있다. 최근 종영한 S방송사의 드라마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한 회에서만 치킨, 멀티방, 커피, 뷰티 디바이스, 카페, 김치, 시리얼 등 7개 이상의 PPL을 노출시켰고 심지어 해당 커피 제품과 관련된 드라마 흐름과 맞지 않는 대사를 구사하여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을 들었다.

T사의 예능프로그램의 경우에는 법정 제재에 해당하는 '경고' 조치를 받았다. 출연자가 자신만의 레시피로 라면을 끓여 먹는 방송 포맷이었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 분량의 상당 부분이 특정 라면을 조리해 먹는 장면에 할애됐다"며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유사한 구성의 내용을 반복적으로 방송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정제재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피할 수 없다면' PPL을 극 중에 자연스럽게 녹여내 하나의 시청 포인트로 만들어 내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섬세한 연출과 만난 PPL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식품 회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M사의 드라마는 드라마 속에 나오는 제품을 실제 MD 상품으로 판매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커피프랜차이즈와 협업하여 커피를 출시하였고, 이색 매운 라면 등은 출시 하루 만에 모든 수량이 품절되는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참신한 PPL과 MD제품이라는 호평을 얻은 것이다.

K방송사의 편의점 신상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국내산 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하는 메뉴를 개발한다는 콘셉트 아래 특정 편의점의 제작지원을 받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된 메뉴는 전국 편의점 매장에 출시되고 있다. 메뉴에 대한 소비자의 호응도 높을 뿐 아니라 쌀, 닭고기 등의 소비를 촉진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PL의 경제적 효과


PPL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핀잔을 듣고 있지만, 일단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방송에 노출되면 제품이 시청자들에게 각인되어 효과적인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앞서 말한 S사의 드라마의 경우, 과도한 광고로 시청자에게 비난을 받았지만 드라마에 등장한 제품은 호조를 누렸다고 한다. 2회부터 매 회 등장한 치킨 브랜드의 신제품은 PPL이 시작된 4월 중순부터 하루 평균 1만 건 이상 주문됐고, 연휴가 있었던 5월 첫 주에는 2만 건까지 주문이 늘었다고 한다.

간접적인 효과를 본 사례도 있다. 올해 상반기 인기리에 반영된 T사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자주 먹던 초콜릿은 매출이 크게 늘지는 않았으나 제품 이미지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경제적 효과가 큰 만큼 우리나라의 PPL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간접광고 취급액은 1270억 원으로 2018년 1108억, 2017년 837억에 대비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 프로그램이 다양해지고 참신해지듯 PPL 또한 적극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나친 광고 욕심에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하기보다 재미와 정보 두 토끼를 잡을 수 있는 PPL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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