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비트라 Vitra'는 스위스의 한 작은 비품 상점을 인수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1950년 설립자 빌리 펠바움과 그의 아내 에리카 펠바움은 독일에서 비트라를 정식으로 설립한다. 그들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미국의 허먼 밀러가 생산하던 찰스&레이 임스가 디자인한가구의 유럽 판매권을 인수받은 것이 그 계기가 됐다. 이 시기, 임스 부부의 가구뿐 아니라 조지 넬슨, 이사무 노구치 등 단순한 형태에 기능을 중시하는 미국 모더니즘 디자이너들의 가구를 제작까지 맡게 되며 글로벌한 가구 브랜드로서 자리 잡게 된다.
앞서, 설립자 빌러 펠바움은 미국 여행 당시 대량 생산을 고려한 임스 부부의 의자 디자인을 처음 보게 되었다. 그는 가벼우며 군더더기 없는 임스 부부의 모더니즘 디자인에 매료된 것이다. 비트라는 수년간 협의 끝에 임스 부부의 의자 디자인 판매권을 얻어냈다. 그리고 이때부터 비트라는 디자이너의 스타일을 존중하는 원칙을 고수하게 된다. 비트라는 이 시기, 미국 모더니즘 디자인과 스타일을 유럽에 소개했고 유럽인들은 비트라가 소개하는 가구들에 열광했다. 허먼 일러사의 유럽 판매권뿐만 아니라, 생산권까지 획득한 비트라는 유럽에서 허먼 밀러 가구들을 생산하게 되면서 혁신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는 유럽 대표 가구 회사로 인식되었다.
1960년대, 비트라는 덴마크 출신의 디자이너 베르너 팬톤과 함께 신소재와 비트라의 기술력을 결합한 캔틸 레버 의자를 탄생시킨다. 사출 성형 방식으로 제작한 세계 최초의 일체형 플라스틱 의자인 팬톤 체어는 비트라가 처음 개발한 의자 디자인이 되었다. 디자이너와 함께 비트라만의 제품을 자체 개발한 이 경험은 비트라를 독립적인 기술과 디자인을 가진 회사로 나아가게 했다. 그뿐 아니라, 이 기념비적 의자 디자인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디자인이 되었다. 설립자 빌리 펠바움과 에리카 펠바움은 1977년, 아들 롤프 펠바움에게 경영권을 넘긴다. 건축이 가진 가치를 중시했던 그는 비트라 공장 부지에 프랭크 게리, 자하 하디드, 안도 다다오 등 유명 건축가들에게 건축물들을 의뢰했다. 지금은 모두가 알만한 스타 건축가인 그들의 첫 유럽 진출작을 비트라가 실현시킨 것이다.
지금은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비트라 캠퍼스가 자리 잡은 이 곳은 디자이너의 창조성을 중시하는 비트라만의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난 곳이 되었다. 비트라가 다른 가구 브랜드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전속 디자이너 없이 프로젝트에 따라 외부 디자이너와 협업을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세계적 디자이너들의 전설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론 아라드, 로낭&에르완 부홀렉, 필립 스탁 등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디자이너의 개성을 살린 비트라 에디션을 생산하여 비트라 브랜드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비트라는 '지속가능성'을 중시한다. 그들은 사용되고 금방 버려지는 가구보다 많은 이들이 오래도록 소중하게 간직하고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생산하고자 한다. 비트라는 가구 제작 단계에서 제품 활용과 재활용 과정까지 고려해 비트라 가구에 친환경성이라는 가치를 더한다. 또한, 고객이 자신의 공간 안에 마음에 드는 가구들을 모으고 배치하는 것. '콜라주'에 의미를 둔다. 이런 가구들은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한 공간이 개인의 취향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탈바꿈하게 되기 때문이다. 스타일이 모두 다른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조합해 비트라만의 컬렉션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그들이 지향하는 콜라주이다.
비트라(Vitra)
웹사이트 Vi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