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꽃 한송이
일주일 동안 집을 비웠다.
그 긴 시간동안 나는 너를 까맣게 잊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서야
홀로 피고 지었을 네가 생각이 났다.
미안한 감정으로 문을 여니
그 곳에 너가 있었다.
내 방 가득 네 향기로 채우며
그렇게 홀로 피어있다.
마치 내가 오는걸 알고 있던 것처럼
제일 예쁜 모습으로 그렇게 너는 피어있다.
아직 이렇게 잘 피어있다고,
늦지 않았다고,
그러니 미안해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처럼.
나를 기다려줬구나,
작은 꽃 한송이가
나를 위로하는 순간이다.
그 순간의 나를, 생의 한복판에 있는 나를.
지금 제 몫을 다하고 시들어가는 꽃 한송이가
내 옆에 있다.
바래지는 꽃 잎 하나 하나,
옅어지는 네 향기를 조금 더 붙잡고 싶다.
단지 꽃 한송이일 뿐인데
단지 넌 꽃인 것 뿐인데
색연필로 그리는 그림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