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으로
점심을 먹고 난 뒤, 리나는 동네 친구들과 함께 소를 몰고 산으로 향했어요.
(옛날 시골에서는 아이들이 소에게 풀을 먹이려고 산에 데리고 가곤 했답니다.)
골목대장 면이가 “이랴―!” 하고 외치며, 소의 엉덩이를 살짝 치자,
아이들보다 훨씬 큰 소는 느릿느릿 앞장서 걸었지요.
리나는 두 손으로 고삐를 꼭 쥐고, 약간 뒤에서 누렁이를 따라갔습니다.
산에 도착한 아이들은 소 뿔에 고삐를 묶어둔 뒤, 공터에서 놀기 시작했어요.
신발차기 놀이, 공기놀이… (예전 아이들이 즐겨 하던 전통놀이였지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산골짜기에 울려 퍼졌습니다.
그동안 누렁이소들은 넉넉하게 자란 풀을 천천히 뜯으며
한쪽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지요.
햇살이 기울 무렵, 아이들은 소들을 챙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리나의 누렁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리나는 점점 불안해졌고, 급기야 울먹이며 산속을 헤맸습니다.
“소야~ 누렁아―!” 리나의 외침은 메아리로만 돌아왔습니다.
동네 아저씨들이 소식을 듣고 손전등을 들고 올라왔습니다.
작은 무덤 옆 풀밭에, 누렁이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지요.
“누렁이다!”
리나는 눈물과 웃음이 뒤섞인 얼굴로 누렁이의 고삐를 잡고 소를 끌어안았습니다.
누렁이도 “움머―” 하고 작게 대답했지요.
“엄마 아빠한테 혼나지 않겠다!”
“우리 누렁이 찾았다!”
리나는 아저씨들과 함께 누렁이 고삐를 꼭 쥐고 산길을 내려왔습니다.
저 멀리 붉게 물든 마을 지붕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날 따라 손에 잡힌 고삐는 유난히 가볍고,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
추억 속으로 함께 여행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 연출: 유리 / 그림: AI